[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18세기 빈, 화려한 궁정 문화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천재성의 빛과 그림자를 탐구하는 연극 아마데우스가 지난 9월 16일 막을 올리며 관객과 첫 만남을 가졌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대립이라는 극적 구도를 중심에 두고 웅장한 음악과 연극적 서사가 결합된 이번 무대는 개막과 동시에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극 '아마데우스' 공연 사진.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연극 '아마데우스' 공연 사진. 제공 라이브러리컴퍼니

이번 공연은 연극의 치밀한 서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오페라의 성악과 아리아, 뮤지컬적 스케일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복합 장르적 매혹을 만들어냈다. 대극장의 장점을 극대화한 시각적 장관, 화려하면서도 사실적인 무대미술, 정교한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은 18세기 빈 궁정 한가운데로 이끌린 듯한 몰입을 경험한다.

 

특히 모차르트의 불멸의 선율이 극의 흐름 곳곳에 입혀지며, 단순한 삽입 음악이 아니라 극의 정서를 강화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작동한다. 음악과 연극, 무대미술이 맞물려 완성되는 순간은 '대극장만이 구현할 수 있는 장르적 화합'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낸다.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배우들의 깊이 있는 재해석

무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든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살리에리 역의 박호산, 권율, 김재욱, 문유강은 각기 다른 색으로 인물을 빚어냈다. 한쪽에서는 천재를 향한 숭배와 신앙에 가까운 존경이, 다른 쪽에서는 질투와 증오가 들끓는 이중적 내면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살리에리는 곧 인간의 자화상'임을 증명했다.

 

모차르트 역을 맡은 김준영, 최정우, 연준석은 자유분방한 천재의 발랄함과 방탕함을 드러내면서도, 내면 깊숙이 자리한 외로움과 고독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했다. 그들의 연기는 관객에게 단순히 천재 예술가가 아니라, 인간적 불완전성과 그로 인한 비극까지 고스란히 체감하게 만든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단순히 한 예술가의 전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서사적 힘과 무대의 장엄함을 결합한 이번 무대는 가을 공연 시장 속 확실한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막 직후 관람객들은 "오페라, 연극, 뮤지컬을 모두 합쳐 놓은 듯 황홀한 무대" "배우들의 연기에 압도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등의 반응이 작품의 완성도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제작사 라이브러리 측은 "프리뷰 공연을 통해 무대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시너지를 점검할 수 있었다"며 "본 공연에서는 더욱 정교해진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마데우스는 시대를 초월한 예술과 인간 욕망에 대한 이야기로 올가을 가장 강렬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관객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천재와 욕망, 시대를 초월한 주제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이야기는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관객들에게 선보여져 왔다. 이 두 천재 작곡가들의 서사는 단순히 과거 음악사의 한 장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타인의 재능 앞에서 기뻐하지 못하고, 비교와 질투로 흔들리는가? 또 예술은 신이 내린 축복인가, 아니면 인간에게 가혹한 형벌인가?

 

고전적 주제를 현대적 무대로 되살린 이번 무대의 의미는 관객 스스로가 극을 보며 자신 안의 욕망과 결핍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오는 11월 2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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