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근 미술평론-사유공간을 넘어서 원문자의 조형적 세계관 이천 월전미술관 2025년 10월 16일부터-12월14일 원문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작가로,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결합해온 작가이다.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는 그의 60년 동안의 작품세계를 다룬 전시는 그 결과물이다.이 전시는 원문자가 보여준 그동안의 다양한 작품 50여 점을 통해 그의 창의성과 예술성은 물론 변화의 세계를 보여주며, 원문자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확인하는 회고전시이기도 하다.1960년부터 2020년까지의 작품들이 망라된 의미 있
[김종근 미술평론]고통의 찬가, 페르소나의 격정-김석영“땅에 풀과 나무가 자라고 벌레들이 생기니 새들이 먹이를 위하여 모여드니, 식물들은 자라고 시들고, 동물들은 먹고 먹히니 기운생동 하더라“노자는 도덕경에서 그 기운이 생동하는 상태를 "곡신(谷神)"이라고 했다.김석영은 그 곡신이야말로 바로 자연과 대지가 가진 무한한 에너지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그리하여 ‘골짜기의 정신은 죽지 않는다’는 곡신불사(谷神 不死)야말로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미묘한 도(道)를 형상화한 작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김석영은 그것을 화폭에서 증명하고자 한다
마음 너머에 있는 점과 선 그리고- 이우환김종근 미술평론가이우환(李禹煥, 1936년~ )은 백남준과 더불어 한국이 낳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그는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태어났다. 처음 그는 그림이 아니라 문학적인 글을 쓰고 싶어 했다. 그래서 서울사대 부고 시절 오히려 서울대 미술대학보다는 문리대를 희망했다. 그는 애초 문학을 전공할 작정이었으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는 지원할 성적이 안 되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는데, "미대에 가서도 문학 하는 친구가 꽤 있다"라는 담임교사의 권유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에
AI와 내가 본 기하학적 그리드의 세계- 김재관김종근 미술평론가2012년 제11회 문신미술상 작가의 심사가 있었다. 하종현 관장이 심사위원장 그리고 심문섭 작가 외 6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었다.심사위원이었던 나는 미술상 수상 후보로 김재관 작가를 추천하면서, 그 이유를 “그리드의 기하학적 세계를 이처럼 집요하게 1967년부터 48년 동안 그리고 변화하면서 추구한 작가의 예술세계는 놀랍고 존경스럽다고 했다” 당시 한 심사위원은 그러면 “이 작가의 비전과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느냐?” 고 물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 책임지겠다”라고
너무나 찬란했던, 그러나 눈감지 못한 비극적 화가 –천경자>김종근 미술평론가'미인도''기구하여라. 너의 운명, 이 세상에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그림으로 태어나 |그것이 마치 죄가 되어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이제는 한 많은 어머니의 여린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나 저자거리에 미친년처럼 싸구려로 떠돌다 이제는 아무런 진실도 없이 진짜처럼 상처만 남기고 떠난그대! 참 틀린 말 없네,미인! 박명하여라. 금분을 두르지 않아 빛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미인,머리에 두른 종이꽃, 나비조차도 너의 이름으로 불려 폭폭한 가슴에 못을 박더니 이제
선과 칼, 선의 변주에서 문자 추상까지 –청재 박석균 김해 남명갤러리 2025년 10월 25일부터 11월 7일)김종근 (미술평론가)청재(靑齋) 박석균 작가는 우리 미술계에서 아주 보기 드문 전천후 작가로 불린다. 서예 작가이면서 서예에 머물지 않고, 조각적 표현을 작품 속에 충분히 녹여내면서 서예적 토탈아트 형식을 추구하고 아우르기 때문이다.작가는 이것만으로도 만족하지 않았다. 다시 나무를 통해 자연과 교감하기 위해 목공예를 시작했고 거기다가 현대 서예와 조각에 색채의 아쉬운 부분이 있어 중요한 특징인 채색법을 수학하기도 했다. 이
하종현, 회화 그 제스처의 본질 -1김종근 미술평론가그는 무엇을 위해 인생을 바쳤나?'접합 2000-1-4' 하종현 작품을 명명하고 정의하는 단어는 접합 이다. 1970년대부터 무려 40여 년에 이르는 동안 그는 오로지 시리즈에 그의 예술가적 인생을 바쳐 왔다. 접합이 무엇이기에 그는 이 접합에 온 혼신의 힘과 열정을 다 했을까? 그냥 흰 마포에 글씨인 듯 낙서인 듯 혹은 기호인 듯 가로지른 그 제스처 속에 그가 진정 담아내고 싶어 했던 것은 무엇일까?하종현 작가의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해석한다는 것
50년 동안 물방울만, 김창열 그 존재의 상징2025. 08. 22. ~ 12. 2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김종근 미술평론가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김창열 작가는 16세 때 월남해 이쾌대 화백이 운영하던 성북회화 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다.검정고시로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으나 6.25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업을 마칠 수가 없이 김창열 화백은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1950년대 중반에는 박서보, 하종현, 정창섭과 함께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미술 경향 앵포르멜 운동
165억원에 팔린 세계최고의 포르노 화가 존 커린(John Currin, 1962년~) 김종근 미술평론가미술사가 루이스 스미스는 “모든 예술은 에로틱하다”라고 했지만 이 명언에 더 불을 지른 미국의 화가가 있었다. “인간의 성욕을 부정하는 예술은 지루하다”라고 한 포르노 초상화가 존 커린이 그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에 전속작가, 순재산이 무려 2조에 달하는 세계슈퍼리치 화가이다.존 커린은 도발적인 풍자적 구상화로 유명한 화가이다. 그는 고전 회화 기법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도 성적, 사회적 금기를 탐구하는
오귀스트 르느아르 'Pierre auguste renoir'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는 피카소, 고흐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화가이다. 2009년 서울시립미술관전에 6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는 사실이 르누아르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말해준다..”만약 신이 여성의 가슴을 만들지 않았다면, 나는 화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싶을 만큼 생생하게 그릴 때까지 누드를 그린다고 했던 르누아르. 그러나 그는 원래 회화를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고 도
“가장 고집스러운 화가의 “얼굴” - 권순철“ 우리 화단에서 권순철만큼 어쩌면 눈치(?)가 없고 고집스러운 화가도 없다.그의 작품을 본 지금도 20년 전의 이런 턱없는 편견을 수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 도대체 화가로서 그는 예쁜 것을 그리지 않는다. 아니 그릴 줄 모르기 때문일까? 꾀죄죄한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척박하기 그지없는 산, 산, 산이 그의 예술에 전부처럼 보인다.남들이 눈 덮인 설경을 아름답게 그릴 때도, 화사하게 꽃이 흐드러진 풍요롭고 넉넉한 산 풍경이 펼쳐져도. 작가는 그런 것을 예쁘게 드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니
인간 속에서 자연을 보다.- 박선기 즉 “숯은 변화한 나무다. 즉 나의 모든 작품을 꿰뚫고 있는 소재는 바로 나무이다”라고 덧붙이면서 작가에게 작업은 “끝없는 고행의 연속이고 고민의 연속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건 머릿속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출시키는 방법적 문제가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작품은 또 다른 창작 발전의 에너지”라고 했다. 박선기의 이 자전적인 이 발언은 우리가 이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말해준다. 이 숯 작업을 위한 고통스런 작업의 순간들이 실제 작가의 작품을 해석하기 위해 도움이
거침없는 붓질의 힘, 그 수묵과 담채의 언어- 정응균 김종근 (미술평론가)당대 중국 최고의 서화가 제백석(齊白石)은 그림을 그릴 때는 "너무 닮게 그리지도 말고, 너무 닮지 않게 그리지도 마라. 닮지 않으면 터무니없고, 너무 닮으면 모방으로 보인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러한 화론을 바탕으로 제백석은 문인화에서 서민의 생활과 전통적 풍경을 심도 있게 그려내어 당대 최고의 예술가로 등극했다.회화에서 개성과 사실성 사이의 균형을 강조하고, 주제도 꽃, 새, 곤충, 물고기, 새우 등을 수묵의 농도, 선의 강약과 붓질의 과감한 터치로 화폭
김종근 리뷰 '김리원, ‘페르소나를 넘어 커렌시아의 조형미를 찾아서‘'최근 김리원의 작업들은 독창적인 표현 구축에 집중했다. 그 모티브는 조형적 구성과 텍스트 이다.작가의 새로워진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는 이유는 이런 작업이 좀처럼 다른 작가에게서 발견되지 않는 탁월한 수사학이라는 점에 있다. 꽃과 조형이 그리고 텍스트이다.그녀의 작품은 정교한 표현과 세련된 조화로 매혹적인 장식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특히 고도의 예술성을 수반하는 인물 표현을 넘어서 과감한 형식의 변화를 보이는 것 외에 평면 작업에 의미와 형식, 그리고 작가의
영혼과 정신의 흔적, 파도의 흔적-심문섭김종근 (미술평론가)심문섭 작가는 붓질을 끝없이 반복하며 캔버스 안에 새로운 평면과 조화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로 불린다. 작가는 처음 입체 작가 으로 출발하여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고 있다.후기 그의 작품세계는 특별한 단색조 회화 작품에 생명이 고요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화폭에 붓 터치는 주의 깊게 살펴보면 천천히, 빠르지도 않은 자연의 숨결이 조용히 감지된다.그것은 그의 기법과 무관하지 않다. 심문섭의 작품은 유성 물감을 칠한 바탕 위에 수성 물감으로 붓질
윤병락 작가의 '사과의 진실 그리고 눈속임'"김종근 미술평론가윤병락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를 일컬어 사과 화가라 부른다. 왜냐하면, 최근 그의 작품에 주요한 모티브가 사과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그의 사과는 폴 세잔이 추구했던 사과와는 다르다. 세잔이 입체적 표현을 위한 대상으로서 사과를 화면에 끌어들였다면, 윤병락은 자연적인 욕망의 표현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그가 과일을 주제로 하는 배경에는 고향 영천에서 자란 기억과 농사를 지으면서 얻었던 소중한 기억에서 시작된다."농작물을 생산하는 부모님의 소중한 땀방울을 나만의 이미지로 옮겨
'시간이 권기자에게 선물한 최고의 훈장, 물감덩어리' 김종근 (미술평론가) 파격적으로 시간과 시대를 앞서간 창시자 백남준은 첨단의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물었다. 그는 인간 삶의 근원인 시간에 대한 성찰을 ‘시간도 끝나가고 테이프도 끝나간다’로 종결지으면서 그 고민을 예술로 풀어냈다. 시간에 대한 성찰을 치열하게 다루고 있는 권기자도 이러한 카테고리 그룹에 대표적인 작가이다.이란 주제 안에서 펼쳐지는 수행 같은 반복적인 붓질, 그 물감들의 흔적과 집적, 그리고 그들이 시각적 오브제로 만들어진 색 덩어리
빛을 뎃상하는 가장 행복한 색채화가 – 이대원김종근 미술평론가 “ 그래 , 박수근에 대해 궁금하다고 했지. 1957년 6월 내 첫 번째 개인전에 도상봉 선생과 함께 한 것이 그와의 첫 만남이었지. 참 첫 인상이 매우 겸손하고 과묵한 느낌이었고, 소박한 화가였지. 시장에 앉아있는 아낙네를 주로 그리면서 , 사람들이 왜 당신은 자꾸만 그런 시장바닥의 사람들만 그리느냐고 물으면 “내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인데 그럼 나한데 무엇을 그리느냐고.. 그랬지. ” 이중섭도 1955년 말 성북동 수화(김환기)댁에서 대학선배인 유석진 박사의 소개로
4인의 '담대하게' 청주 중견작가의 현주소-김지현, 문상욱, 선환두, 이돈희김종근 (미술평론가)2016년 개관 이래 청주시립미술관은 명실상부한 청주의 유일한 공립미술관으로서 그 역할과 기능을 다 해왔다. 훌륭하고 역량 있는 지역 작가들을 발굴하여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번 시립미술관 기획전 《담대하게(Act Boldly)》는 그런 전시의 대표적인 기획전시로 손꼽힌다.특히 김지현, 문상욱, 선환두, 이돈희 이 4명의 중견작가는 각자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
현실의 책 위에 돌에서 달항아리까지-'고영훈'고영훈의 작품에 돌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74년경이다. 작가는 당시의 군사문화를 상징하는 현실적인 군화나 자연적인 것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오브제로 돌이 등장했다.그 돌은 극사실 기법으로 캔버스 위에 정밀하게 표현되었고 그 재현의 형식은 고영훈이 가지고 있는 극사실화법으로고영훈을 세상에 유명하게 만들었다.하나의 회화적 오브제로 간주하였던 그의 돌들은 1980년대부터는 정교하게 배치된 책 위에 놓여 극명하게 노출됨으로써 현실과 이상이라는 일치될 수 없는 공유의 공간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