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억원에 팔린 세계최고의 포르노 화가 존 커린(John Currin, 1962년~)
김종근 미술평론가
미술사가 루이스 스미스는 “모든 예술은 에로틱하다”라고 했지만 이 명언에 더 불을 지른 미국의 화가가 있었다. “인간의 성욕을 부정하는 예술은 지루하다”라고 한 포르노 초상화가 존 커린이 그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에 전속작가, 순재산이 무려 2조에 달하는 세계슈퍼리치 화가이다.
존 커린은 도발적인 풍자적 구상화로 유명한 화가이다. 그는 고전 회화 기법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도 성적, 사회적 금기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많은 논란과 명성을 동시에 거머 쥐었다.
1962년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코네티컷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물리학 교수였고 어머니는 피아노 교사였던 음악 가정에서 자라났다.
이미 십 대 시절부터 전통적인 화가인 레브 메시버그(Lev Meshberg)에게 개인적으로 그림지도를 받았다. 스승 메시버그는 전통적인 정물화에 뛰어난 화가였으며, 커린은 이 작업실에서 고전적인 회화 기법을 모두 익힐 수 있었다.
이 경험은 훗날 그가 고전주의와 마니에리즘과 같은 명화들의 전통적인 화풍을 차용하는 뿌리가 되었다. 커린은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1984년에 미술학사(BFA) 학위를, 1986년에는 예일 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1986년에 미술학석사(MFA) 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대 초, 커린은 대학에서 접한 미술 수업이 지나치게 아카데믹하고 억압적이어서 이에 반발,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본능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때 추상표현주의와 프랜시스 베이컨 같은 화풍을 모방했으나, 이후에는 독창적인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커린의 이러한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변화했다. 초기에 그는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 있는 어린 소녀들의 초상화로 시작했다. 그러나 점점 가슴이 큰 여성, 콧수염이 있는 남성, 늙은 여인, 이혼녀의 대담한 모습을 그리면서 종종 여성 몸의 에로틱한 자세와 제스츄어 등으로 형태를 과장해 나갔다.
그의 주제는 흔하게 에로틱한 여성 인물을 왜곡,변형, 과장하여 아름다움과 그로테스크함, 성과 아이러니 사이의 경계를 담아냈다.
다분히 현대의 키치적 요소를 고전적인 초상화 기법과 결합하는 탁월한 묘사력과 테크닉을 보여주었다.
특히 엄청나게 큰 가슴과 엉덩이 그림들이 그러했다.
처음에는 핀업걸의 이미지를 차용했지만, 점진적으로 표현하는 수위도 높아지고, 구성도, 화풍도, 기법도 다양해졌다.
속옷 차림의 핀업걸은 하드코어에 나올 법한 포르노 배우로 변형, 과장 되어 관람객 들의 눈길을 끌었다.미술사의 전통적 기법과 대중문화 속 통속적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뒤섞어, 현대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비판하려는 의도와 미술사 거장에 대한 경외와 해체,사회적 위선에 대한 조롱을 드러내고 싶어했다.
또한 '저속함'에서 느끼는 자유: 그는 스스로를 "본질적으로 저속함을 제거할 수 없는 예술가"라고 내세웠다.
그리고 유명한 르네상스 명화를 대가의 스타일로 그만의 어구니 없는 인물 표정과 자세로 바꾸면서 그 누구의 작품에서도 볼 수 없던 커린만의 스타일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마치 콜롬비아의 뚱뚱이 화가 훼르난도 보테로처럼 말이다.
그 가운데 바로 보티첼리의 작품에서 영향 받은 듯한 <핑크 트리>가 대표적이다. 다벗은 여인의 누드이지만 그다지 에로틱하지 않은 여인과 늙은 여인.
이후 그의 그림은 점점 에로틱하게 변화되었고 더욱이 탐욕스러운 풍경과 장면으로 명작들을 비틀면서 남성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화폭에 담아냈다. 점점 화제를 일으키면서 그의 작품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 때문에 전 세계 컬렉터들에게 폭탄 같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하여 존 커린의 그림값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림이 비싸게 팔린다고 꼭 좋은 화가는 아니지만 좋은 화가는 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나이스 앤 이지>(Nice 'n Easy.1999년작)는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200만 7,500달러(약 164억 원)에 팔렸다. 《Tolbrook》 (2006): 2019년 소더비 경매에서 361만 5,000달러에 팔렸으나, 2025년 경매에서는 88만 9,000달러에 낙찰,《Miss Fenwick》 (1996): 2014년 소더비 경매에서 464만 5,000달러에 낙찰되었다.《The Collaborator》 (2010):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352만 5,000달러에 낙찰되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포르노 초상화가로 불렸다. 마치 포르노 이미지를 보는 것처럼 거침없이 그대로 노출된 성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붓은 남근이고, 붓을 통해 환생한 여인은 자신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었다. 커린은 “이러한 성적 충동이 인간의 본질이라 보았고, 예술은 본질에 대한 게 아니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라고 했다.
그는 덴마크 인터넷 포르노를 참고로 했다고 인정했으며, 이 "분명히 타락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을 그는 그림에서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려고 했다.
커린 그림 대부분의 영감은 르네상스 시기 명작의 고전주의 초상화, 핀업, 님프, 여성적 이상형의 요소를 결합요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 된것들이다.
기존 명작에서 아름다움을 그려낼 때 사용된 특징을 본따서 그것을 현대의 관점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을 패러디하거나 풍자했다. 커린의 작품이 아카데미즘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왠지 모를 불쾌함을 자아내는 인상의 인물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는 곧 커린만의 독특한 특징이 되었다.
미술사에서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작가는 많았지만, 커린은 그중에서도 뭐 이런 그림을 그렸지 할 정도로 독창적인 누드와 예로틱한 인물들을 그려냈다.
과거 르네상스 시기 명작의 요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했기 때문이다.작품 특징은 단순 포르노 묘사만이 전부가 아니라 포르노를 고급스럽고 매력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풍자적이고 에로틱한 접근 방식으로 유명해진 커린은 과장되고 왜곡된 형상으로 여체와 인물을 극대화 시키거나 묘사했다.
초현실주의에 대한 그의 뛰어난 기술은 이러한 인물에 시대를 초월한 흥미를 주었다.
존 커린은 풍자적인 비유적 화풍으로 고전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주제를 혼합 시키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여기 커린의 대표작 <Pink tree.1999년> 에서 가장 큰 특징은 재해석이다.
표면적으로는 야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는 보티첼리가 남긴 미술사적 성과가 녹아있다.
이 작품에는 여성 두 명의 누드는 느낌이 매우 독특한데 마치 20세기 후반의 키치를 담아내면서 독일의 르네상스 회화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평가 받는다.
보티첼리의 회화로부터 인물의 자세를 빌려오고, 전통적인 로코코 양식의 하늘 배경과 사실주의 화풍으로 충실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세대의 가장 중요한 화가로 손꼽히는 이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은 고전적인 명화와 팝 문화에 두루 걸쳐있다.
그리고 그림의 모델은 마크 제이콥스 광고에 등장한 여인, 바로 마크 제이콥스의 뮤즈이자 화가 존 커린(John Currin)의 뮤즈이기도 아내 아티스트 레이첼 파인스타인이다.
이미 뉴욕 미술계와 패션계 사이에서는 유명한 그녀는 처음 마크 제이콥스의 눈에 띄게 된 건 존 커린의 작품 속에 등장한 상반신 나체 모습의 레이첼을 보게 되면서 였다.
존 커린의 이러한 노골적이고 성적으로 자극적인 이미지를 사용한 작품들은 비평가들로부터 주목과 비판을 모두 받았다. “여성을 암시적이거나 대상화된 포즈로 묘사하여 그의 의도와 여성적 형태를 표현하는 윤리적 측면”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적으로 1992년 첫 개인전에서 비평가 킴 레빈(Kim Levin)은 그가 중년 여성들을 기괴하게 묘사했다며 전시를 보지 말자고 보이콧을 주장했다.
커린의 작품이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고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묘사한다는 극렬한 비판을 했다.
초기에는 비판적이었던 킴 레빈과 같은 비평가들조차, 그의 작품에 예술성과 커린의 작업이 단순히 여성 혐오적인 것을 넘어선다는 태도로 선회하기도 했다.
당시 그러나 여전히 많은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이 "혐오스럽고 부도덕하다. 그래서 좋다"고 평가하는 아이러니한 시각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휘트니, 시카고 미술관에 전시회에 출품되었고, 2021년에 커린은 세계 최고의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New Paintings"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면서 세계 최고의 스타작가로 탄생되었다. 세 명의 아이를 두고있는 레이첼과 아홉 살 연상의 존은 현재 뉴욕 최고의 아티스트 커플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한없이 이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존 커린의 어떠한 그림도 지루하지 않고 사람들을 매혹적으로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포르노 초상화가가 뉴욕의 최고 비싼 그림값의 스타가 된 비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