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 아트갤러리 25일까지
[아트코리아방송 = 송정훈 기자] 거친 질감 위에 따스한 색을 입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류제봉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인천 계양구청 1층에 자리한 계양 아트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류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가 응축된 작품들을 통해,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년의 순수함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도 두껍게 물감을 덧바르고 긁어내는 임파스토 기법(Impasto)과 종잇조각을 활용한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된 독특한 마티에르(질감)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는 마치 세월과 기억이 겹겹이 쌓인 '시간의 층'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듯한 깊이감을 제공하며, 관람객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힌다.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류 작가의 화면 중앙에는 뾰족한 종탑을 가진 교회와 그 주변의 집들이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작가에게 '집'과 '교회'는 세상과의 소통이 시작되는 통로이자, 그리움과 소망을 풀어내는 내면의 공간이다.
거친 질감의 건물들 아래로는 화사한 붉은색, 노란색 계열의 꽃들이 만개한 꽃밭이 펼쳐져 대비를 이룬다. 이 꽃들은 생명력과 희망을 상징하며, 작품 전체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는 주요 요소이다.
특히, 화면 상단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형의 무늬들은 과거의 기억과 시간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조형적 장치로 해석된다.
전반적으로 낮은 채도의 배경 위에 다채로운 원색들이 강조되는 색채 운용은,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밝은 희망과 빛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류 작가는 "덧칠하고 긁고 새기는 행위들을 통하여 시간을 각인시키고 되새김질한다"고 자신의 창작 과정을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들 역시 작가 개인의 기억과 시간을 캔버스 위에 재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평화와 위안을 전달하고자 하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독창적인 마티에르와 강렬한 색채의 대비를 통해, 관람객은 작가만의 고유한 감성과 철학이 담긴 공간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류제봉 작가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50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40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