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분명히 몸으로 모두 다 드러낼수 있다 라고 저는 확신이 있습니다. 국립무용단원들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너무 훌륭한 분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니다. 이곳에서 작업을 한다는 건 안무자로서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함께 호흡하고 춤추는 이 시간이 저희 앞으로의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 믿습니다"
신작 '미인'은 국립무용단의 여성 무용수만으로 캐스팅을 구성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여성 무용수의 정교한 몸짓과 강렬한 에너지의 대비를 동시에 담아내며, 전통미와 동시대적 감각을 넘나들겠다는 양정웅 연출의 의도로 '미인'은 총 2막으로 구성됐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시키는 여백의 미를 담은 무대로 '미인'은 시작한다. 실루엣으로 뵈는 무용수의 독무를 시작으로 산조&살풀이, 부채춤, 강강술래, 북춤, 탈춤 등 여성 무용수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는 11개의 민속춤이 60분 동안 빠른 전개로 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무용단 연습실 및 로비에서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 연습실 공개 행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양정웅 연출, 정보경 안무가, 신호승 무대 디자이너, 서영희 의상·오브제디자이너, 국립무용단원 송지영, 박혜지가 참석했다.
정보경 안무가는 "'미인'은 한국 춤의 근원을 바탕으로 동시대적인 감각을 통해서 과연 우리의 '미인'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라고 되묻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춤사위의 세월을 관통하는 몸의 기억과 정서들이 담겨있습니다. 국립무용단원들의 삶을 응축해 놓은 몸의 기억이 저의 안무 키포인트로 지금 안무의 방향들을 잡아가고 있는 과정 속에 있어요. 한국 춤이라면 흔히 알 수 있는 그런 장르의 레퍼토리들을 많이 볼 수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접근하고 모색해 왔는지 그런 관전 포인트로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작품 합류 소감을 전했다.
"네, 너무 영광이죠. 정구홍 선생님의 향연이라든지, 묵향과 비교된다면 너무 영광이에요. 국립무용단은 미래의 고전을 만드는 곳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저희가 민속춤이라는 레퍼토리를 하고 있지만 민속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고 재해석해야 하는가? 그건 춤의 변주였어요. 모든 춤의 요소들이나 미학적 개념들을 해체해 보고 그걸 다시 재해석하는 것으로 춤의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라며 "사실 그냥 터치만 하는 정도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구요. 서영희 선생님의 의상이 너무 아름다워요. 사실 무용 공연은 춤을 위한 의상인데 이번에는 의상을 위한 춤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그런 부분들입니다. 선생님의 의상을 통해서 영감을 봤고 그 영감을 통해서 움직임이 구현된 장면들이 굉장이 많습니다"
"연출님이 무대를 그리는 유기적인 무대 공간에 춤의 동선이나 이 춤의 흐름을 잡아내야 하는지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신호승 감독님이 굉장히 젊은 감각으로 이 작품을 바라보고 계세요. 신호승 감독님이 상상하시는 그런 무대 이미지를 통해서 초안 작업 때 많은 영감을 받고 투입된 상태구요. 팀워크도 굉장히 좋습니다. 어떠한 무대를 만들지 많은 기대를 해주시면 더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
이번 '미인'의 레퍼토리에는 한국 춤에는 늘상 나오는 탈춤, 부채춤 등이 들어가지만 정보경 안무가가 구상하고 있는 안무에는 무용단원들이 탈춤이지만 탈을 안쓰고 부채춤에 꽃이 없는 등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여 그 기획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정 안무가는 "탈춤 그 장면에 탈을 쓰지 않는 건 굳이 우리가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몸에서 흐르고 있는 기운이나 에너지 그 안에서 뿜어나오는 모든 것들이 이 춤을 다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탈춤의 탈을 꼭 쓸 필요가 없을 거 같다고 연출님과 작년에 미팅 때부터 계속 말씀드렸고 그런 것들을 계속 옥신각신하면서 지금의 탈춤이 완성이 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라며 "단원들을 자랑할 거라면 너무 많은데 일단 제가 단원들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 한가지는 제가 움직임을 주문하고 그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있어 똑같이 춤을 추는 분은 단 한 분도 없습니다. 29명의 무용수분들이 정말 굳이 맞히거나 의도하지 않아요. 그 이유는 그 자체로도 굉장히 아름답고 특별한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제가 조화롭고 디자인하고 다스렸고 다시 재해석하는 과정들이 지금 계속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들이 참 의미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해 창작 과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미인'은 4월 3일(목)부터 6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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