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국내 최초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인 '한여름 밤의 꿈'이 8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인 '한여름 밤의꿈' 기자간담회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최되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 안무가 주재만, 무용수 시후아이, 원진호, 이승용이 참석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아직 우리나라 대부분의 관객들이 클래식 발레에 치중되어 있는 지금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만들겠다는 것은 세계 발레계의 흐름이 클래식과 컨템퍼러리가 공존하는 흐름인데 이 시점에 컨템퍼러리 발레가 클래식 발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공연이 우리 공연계에 빠진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연에 주재만 안무가를 모실 수 있어 다행이고 지금 연습이 한창인데 연습이 진행될수록 작품에 대한 몰입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시즌 무용수를 12 명 모실려고 했지만 5명으로 시작하게 됐고 그외 객원 무용수, 프로젝트 무용수 포함 현재 33명의 무용수들이 창단 공연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안무가들과 접촉하며 세계 발레의 흐름을 가능하면 빨리 따라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양한 안무가들을 모시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으로 잘 알려진 '한여름 밤의 꿈'은 조지 발란신, 프레드릭 애쉬튼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에 의해 재창조되고 클래식, 음악,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작품이다.
안무와 총연출은 뉴욕 컴플렉션즈 컨템퍼러리 발레단, 피츠버그 발레단 등 미국 유수 발레단에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여 온 재미(在美) 안무가 주재만이 맡았다. 주재만 안무가는 전통적 발레 테크닉과 라인을 바탕으로 움직임에 대한 다양성과 상상력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국내에서도 와이즈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과의 작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재만 안무가는 "뛰어난 무용수들이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계셔서 그 작업이 저에게는 너무 보람되고 한국 공공단체로서 컨템퍼러리 발레를 기반으로 하는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자체가 너무 기뻤다. 미국에서 30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한국에도 이런 발레단이 창단됐다는 것 자체가 기뻤고 저에게 그 창단 작품을 맡겨주셔서 부담도 됐지만 한편으론 너무 영광이고 행복했다"면서 "지금 연습을 시작한지 7주 정도가 됐는데 젊은 무용수들, 감독님들과 스태프 등과 작업하는 하루하루가 보람차다. 서울시발레단의 존재 의미는 컨템퍼러리 발레의 미래를 열어주는 큰 이유가 되며 어떻게 발레단이 성장할 지 기대되고 감사할 뿐"이라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작품을 하면 좋을까 참 고민이 많았다. 서울시발레단의 첫 번째 컨템퍼러리 작품이라 그 의미가 깊었다. 저는 모든 춤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한 춤이라고 생각하한다. 수많은 안무가들과 작업한 경험이 많기에 제 스타일이 컨템퍼러리로 선작되고, 저만의 스타일로 이루어진 거 같다. '한여름 밤의 꿈'은 제가 상상하고 경험했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사랑을 잃고 찾으며 성장했던 그리고 느꼈던 경험의 주제는 항상 사랑이었던 거 같다. 제 스스로가 해석한 작품으로 이렇게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며 "그렇게 작업이 시작됐고 너무 사랑하는 슈만의 음악과 함께 제가 같이 하고 싶었던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필립 다니엘과 처음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많은 것들이 새로 시작하는 의미가 많은 작품이다. 힘들지만 보람이 있는 작업을 하고 있어 많은 관객들이 오셔서 서울시발레단의 공연을 성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은 원작이 가진 '사랑'과 '꿈'을 모티브로 주재만 안무가 스타일의 컨템퍼러리 발레로 과감하게 재구성한 전막 창작발레이다. 엇갈린 두 커플의 뒤죽박죽 뒤엉킨 이야기가 중심인 원작과 달리 주재만 안무가는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을 요정 '퍽'의 시선으로 보는 상상과 환상의 세계로 재해석했다. 사랑의 극적인 행복과 아름다움, 처절함과 상실, 아픔 등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과 각기 다른 꿈들을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랑의 본질을 웅장하고도 섬세한 컨템퍼러리 발레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공연은 총 2막 7장으로 구성된다. 고전 발레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동작부터 현대무용의 요소와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표현한 농밀한 움직임까지, 주재만 특유의 깊은 상상력과 상징적이고 환상적인 안무가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만큼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 1막이 사랑의 순수성과 아름다움, 처절함과 아픔을 대형 군무 중심으로 보여준다면, 2막은 개별적 인물과 관계에 보다 집중한다.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 상실한 사랑으로 슬픔에 빠진 사람, 삼각관계에 놓인 이들 등 각기 다른 사랑의 모습이 2인무, 3인무 등으로 펼쳐지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주역인 '퍽'은 프로젝트 무용수인 리앙 시후아이와 슬로바키아국립발레단 종신 솔리스트인 이승용이 더블 캐스팅되었다. 두 무용수는 내면의 감정 표현이 좋고, 기량이 뛰어나다는 안무가의 평이다. 또한 원진호, 이지희, 김민경, 김여진, 김희현, 이근희, 이정우 등 10인이 주역으로 캐스팅되어 솔로(1인무), 파드되(2인무), 파드트로와(3인무)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감정들을 선보인다.
해외 객원 무용수 이승용은 이번 공연으로 8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난다. 국립발레단을 거쳐 2017년 슬로바키아국립발레단에 입단, 현재 종신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승용은 "지난 8년 동안 한국에서 공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와 작품으로 한국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설레고 긴장된다.너무 오랜 만에 (한국에서)관객들을 보는 것이라 심적으로 긴장이 많이 되지만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활동하며 주재만 안무가 님 작품 영상을 미리 접했을 때 이분하고 꼭 한 번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과 그런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하고 있고 서울시발레단의 시작과 창단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음이 참 영광스럽다. 무용수들에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는 커리어 중에 한번 설까 말까 하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런 큰 극장에서 8년 만에 다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컨템퍼러리 발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7년째 활동 중으로 주역 '퍽'에 캐스팅된 리앙 시후아이는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에서 컨템퍼러리 발레 공연에 대한 갈망으로 프리랜서 무용수로 전향해 활동하던 중 서울시발레단 오디션에 응시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어려움도 있지만 무용수로서 '내가 다른 사람의 꿈에 살고 있음'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고 한다.
시후아이 무용수는 "프리랜서 전향 후 방황과 고민이 많았는데 서울시발레단이 창단되며 저에게는 꿈같은 기회였고, 이전부터 주재만 안무가 님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 영광이다. 지금 하루하루 정말 행복하게 춤추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24시즌 원진호 무용수는 "무용수로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일생에서 꿈꾸는 일이다. 주재만 안무가 님 작품 '비타'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이번 '한여름 밤의 꿈'을 하신다고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설렜다. 주재만 안무가 님이 무대는 이렇게 할거고 생각지 못한 연출도 많을거라 하셨을 때 '무용을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7주간 연습을 하고 있는데 8월 저희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감동을 줄 수 있는 몸짓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공연 후 공개오디션을 개최 24시즌 무용수 5명을 선발했다. 또한 24-26시즌 무용수를 선발하고 본격적인 레퍼토리 개발과 작품 제작에 돌입한다. 24-26시즌 무용수는 2024년 9월부터 2년여 동안 한스 판 마넨 안무 '캄머발레'(24.10.9~12 M씨어터)를 시작으로 2025년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허용순, 유회웅 등 서울시발레단이 24-26시즌에 선보이는 국내외 주요 안무가 작품에 참여하게 된다. 선발 규모는 20명 내외로 예정하고 있다.
시즌무용수를 중심으로 작품 규모와 특성에 따라 해외 객원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도 추가로 공연에 결합한다. 서울시발레단은 해외 주요 발레단에서 활약하며 안무가들과 신뢰를 쌓은 무용수들의 경우 작품 출연 뿐 아니라 한국 초연 후 해당 레퍼토리의 재공연 시 리허설 디렉터로까지 역할을 확장하는 시도를 통해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 공개한 안무가 외에도 국내외 주요 안무가들과 중장기 작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으로, 2025년 안무가 및 작품은 2025 세종시즌 프로그램과 함께 최종 공개한다.
하지만 서울시발레단에는 현재 예술감독이 부재 중이다. 이에 대한 국내 발레계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의 성격은 창단 간담회에서도 얘기했듯 컨템퍼러리를 표방하고 그 방향으로 활동할 것이다. (예술감독 선임)은 길지 않을 것이고 1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운영을 하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발레 지도자들은 클래식 발레에 특화되어 있다"면서 해외에서 컨템퍼러리 발레에 활동하는 분들도 많이 있어 서울시발레단의 성향을 봐 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적임자를 모셔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 오는 예술감독은 국제적 네트워크와 세계 발레계의 흐름을 잘아는 분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은 8월23일(금) ~ 8월 25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 [AK현장] '한여름 밤의 꿈' 연출 주재만 안무가 "사랑의 본질을 웅장하고 섬세한 컨템퍼러리 발레로 전달할 것" (종합)
- [AK포토]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기자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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