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프레스콜 무대를 통해 대표 장면들을 공개하며 다시 한번 명작의 위용을 입증했다. 2005년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시대와 세대를 넘어선 메시지와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그랭구와르 역 플로 칼리)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지난 3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은 극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한 오프닝 넘버 '대성당의 시대'로 막을 열었다. 해설자이자 음유시인인 그랭구와르가 부르는 이 넘버는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문명의 흐름을 압도적인 선율로 그려내며, 인간이 세운 성당이 지닌 상징성과 철학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고딕 양식의 가고일과 거대한 조명, 웅장한 무대는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15세기 파리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클로팽 역 제이)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어지는 '거리의 방랑자들'은 강렬한 대조를 보여준다. 집시와 난민 등 제도의 경계 밖에 놓인 이들의 삶을 노래하며, 화려한 성당 뒤에 가려진 사회의 그늘을 드러낸다. 이는 성대한 문명의 이면에 존재하는 집시와 난민들의 절박한 삶을 그린다. 리더 클롭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동적 군무와 음악은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인간적인 에너지를 드러내며, 단순한 비극을 넘어 사회 구조 속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힘 있게 전한다.

 

단순한 비극의 호소를 넘어, 리더 클로팽을 중심으로 한 군무는 역동적이면서도 때로는 거칠고, 또 놀라울 만큼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 제이의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는 이 장면을 한층 생생하게 완성시킨다.문명의 찬란함과 그늘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작품이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깊이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장면은 작품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단순히 한 인물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사회 구조의 모순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함께 비춘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메시지와 강렬한 무대는 작품이 20년 넘게 국내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를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세 번째로 공개된 대표 넘버 '아름답다'는 프롤로, 콰지모도, 페뷔스 세 남자가 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3중창 장면이다. 서로 다른 신념과 성격을 지닌 세 인물의 엇갈린 고백은 사랑의 순수성과 동시에 그 파괴적 힘을 드러낸다. 이 곡은 프랑스 음악 차트에서 44주 연속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은 넘버로, 무대 위에서 세 배우의 감정과 보컬이 폭발하며 강렬한 울림을 전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프롤로 역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역 엘하이다 다니)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어진 '파멸의 길로 나를'은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의 내적 고백이자 무너져가는 신념을 담은 곡이다.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프롤로의 심리는 거대한 석조벽과 어두운 조명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특히 프랑스 초연 멤버이자 오리지널 프롤로인 다니엘 라부아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40대에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그는 7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무대 위에서 탁월한 에너지와 깊이를 보여주며, 프롤로라는 캐릭터와 함께 살아온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프레스콜의 마지막은 '성당의 종들'이 장식했다. 콰지모도가 종을 치며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이 장면은 작품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로, 외로움과 분노, 그리고 에스메랄다를 지키려는 간절함이 폭발적으로 분출된다. 고난도의 음역대를 넘나드는 가창과 폭발적인 감정 연기는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관객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2005년 한국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프렌치 뮤지컬 붐'을 촉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내한 칠연(이번 공연 포함)과 라이선스 공연(6회)을 포함해 누적 관객 11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한국 관객들에게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서정성과 성스루(through-sung) 형식의 매력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특히 상징적이다. 한국에서 첫 무대를 올린 세종문화회관에서 20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는 점, 그리고 오리지널 프롤로 역을 27년 이상 연기해 온 다니엘 라부아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겹치며 역사적 무게를 더한다. 관객들은 단순히 한 편의 뮤지컬을 넘어서, 20년에 걸쳐 쌓아온 한국과 '노트르담 드 파리'의 특별한 인연을 함께 체감하게 된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콰지모도 역 안젤로 델 베키오) 2025.09.0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노트르담 드 파리'는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의 비극적 사랑을 넘어, 권력과 욕망, 신념과 죄의식, 그리고 문명과 소외라는 보편적 주제를 담아낸다. 웅장한 무대와 음악,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는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프레스콜 무대는 그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웅장한 서사와 서정적인 넘버, 그리고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노트르담 드 파리'가 왜 오랜 세월 동안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아왔는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관객들에게는 단순한 비극적 러브스토리가 아닌,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를 함께 비추는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무대였다.

 

결국 '노트르담 드 파리'는 단순히 화려한 흥행작이 아니라, 시간을 넘어 인간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작품이다. 이번 20주년 내한 공연은 한국 뮤지컬 역사 속에서 그 상징성을 다시금 각인시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명작의 귀환'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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