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서울시오페라단 39년 역사에서 처음 제작되는 '라보엠'인 만큼 서울시오페라단만의 특장점을 작품에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와 오페라 입문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의 공연을 선보이겠습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내년 창단 4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오페라 '라보엠'은 단체의 역사 속에서 처음으로 제작되는 작품이라 그 의의가 크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화려한 캐스팅과 차별화된 무대 연출로 독창적인 '라보엠'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오페라단은 세게를 무대로 활동하는 성악가들을 캐스팅했다. 미미 역에는 소프라노 서선영과 황수미가 캐스팅됐고, 로돌프 역에는 테너 문세훈과 김정훈, 무제타 역에는 소프라노 김유미와 장은수, 마르첼로 역에는 바리톤 이승왕과 김태한, 콜리네 역에는 베이스 이준석과 정인호, 쇼나르 역에는 바리톤 안환과 박성환, 알친도로/베누아 역에는 베이스 전태현과 황동남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푸치니의 라보엠은 그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된 작품이다. 청춘 시절 가난한 보헤미안 예술가로 살았던 푸치니는 이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이 오페라를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라보엠'의 이야기는 19세기 파리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담고 있다.
세계무대를 석권한 한국 대표 성악가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라보엠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프스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황수미가 참여하며 서울서오페라단의 첫 라보엠 공연에 힘을 싣는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선영은 "기억을 더듬어 보면 꽤 많이 이 작품(라보엠)에 참여했지만 이번 프로덕션은 더 특별한 거 같아요. 왜냐면 처음으로 저보다 어린 루돌프를 만나게 됐고 같이 하는 분들도 젊지만 실력이 출중한 분이어서 함께 하며 저의 젊은 날을 회상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연습 올 때마다 설레고 새로운 힘을 충전하는 시간들입니다. 오셔서 누군가에게는 과거일 수 있는 시간들을 되돌아보시면서 '아 나도 저랬었지' 라며 그때의 감정과 시간들을 다시 더듬어 보시는 좋은 시간이 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수미는 "서울시오페라단에서 39년 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라보엠이라고 해서 의아해 하면서 조금 놀랍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고 서선영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연습 때마다 젊은 캐스트들과 함께 젊은 예술가들의 영혼과 느낌을 담은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음에 즐겁고 그 기운이 공연 끝날 때까지 잘 마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바 있다.
로돌프 역의 문세훈은 벨베데레 국제 콩쿠르, 비오티 국제 콩쿠르, 비냐스 국제 콩쿠르 등입상과 시츠오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 등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이탈리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이 한국에서의 첫 오페라인 만큼 준비하는 마음이 남드릅니다. 요즘 캐스팅이 젊은 편이라 에너제틱한 라보엠하고는 조금 또 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연습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좀 많이 받고 있고, 지금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리겠다"는 의욕을 선보였다.
베르디 콩쿠르, 툴루즈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테너 김정훈은 세계 3대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런던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보엠'의 로돌프 역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그는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의 '라보엠'을 통해 국내 주역 데뷔를 갖는다. 김정훈은 "한국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데뷔는 처음입니다. 해외에서 15개 프로덕션 100여 개 작품을 했지만 한국에 와 이렇게 잘 훈련된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 기대가 큽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때문에 그냥 저희 삶을 연습하고 사는 대로 음악을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연말이 될 것 같아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무제타 역에는 소프라노 김유미와 장은수가 맡는다. 소프라노 김유미는 대한민국 오페라 무대를 이끌고 있는 젊은 성악가 중 하나로 독일가곡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국립오페라단콩쿠르, 레오폴드벨랑 국제콩쿠르, 베지에 국제콩쿠르 등에 입성하여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유미는 "이번 무제타 역으로 처음 데뷔하는데 원래 다른 역할을 하다가 새로운 역할에 임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정을 다 폭발시켜 준비하고 있는데 많이들 오셔서 이 감정 흠뻑 느끼시고 음악의 아름다움까지 마음 속에 담아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4년도 서울시오페라단 정기공연 출연진 선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젊은 성악가인 장은수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작품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평소에 팬이었던 분들과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 꿈꾸는 느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주신 서울시오페라단에게 감사드리고 정말 좋은 팀워크로 준비 중이니 많이 보러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라보엠'의 캐스팅은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실력 있는 성악들 그중 젊은 성악가들이 눈에 띄는데 어떤 점에 염두에 두고 캐스팅 했는지를 박혜진 단장에게 묻자 그는"서울시오페라단을 믿고 볼 수 있는 오페라단으로 만들고 싶어서 항상 캐스팅에 신경쓰고 있는데요. 이번 캐스팅은 저희 출연진들이 젊습니다. 오페라에 맞게끔 젊은 성악가들로 주축을 해서 캐스팅 했고요, 그렇다고 무조건 젊은 것은 아니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누가봐도 정말로 맞는 사람을 캐스팅 했구나 라고 느끼게끔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어 그는 "젊은 성악가라고 하면 보통 30대~40대 초를 말할 것 같아요. 10, 20대도 아닌데 이걸 젊다고 하실 수 있지만 성악 분야는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고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들어오는 경우가 대다수라 젊다는 기준을 30대~40대 초로 잡아 봤습니다. 그리고 오페라 하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는 팽배해 관객들도 정체돼 있고 늘어나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라고 저도 생각합니다"라며 "단지 성악가들의 잔치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더 친숙한 오페라를만들고자 취임 후 친근감 있고 이해하기 쉬운 들어본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는 위주로 작품 선정을 해왔어요. 성악 하신 분들이 뮤지컬로도 많이 나가시고 팬텀싱어 같은 프로그램도 나가곤 했는데요. 아무래도 지원이 그 분야가 더 풍족하다보니 그런 것 같은데 K-오페라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번 캐스팅에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국제 콩쿠르 수상경험이 많고 실력 또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가진 분들입니다. 이런 실력있고 국제 경험이 많은 젊은 성악가분들이 국내에서 더 활동해 준다면 관객층도 젊어지고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요"
미미 역의 세계적 소프라노 서선영과 황수미는 캐스팅 발표부터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지녔기에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또한 이번 '라보엠'을 통해 국내에서 첫 무대를 함께 한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 둘은 미미 역을 준비하기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을까.
이에 대해 서선영은 "제가 황수미 씨랑 같은 프로덕션에 캐스팅된 것이 처음입니다. 성악가들은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가 한정적이라 할 수 있는 역할과 그로인한 스펙트럼 자체가 제한적일수 밖에 없어요. 제가 황수미 씨 눈을 보면 '저 친구는 저런 장점이 있구나'라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일게 마련인데 그런 친구 중 한 명이었습니다. 같이 연습하면서 연기하는 것, 음악적 표현에서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아 저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를 느꼈어요"
"실제 황수미 씨와 얘기해 보며 너무 많이 배웠고, 좀 더 곱고 여린 캐릭터라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캐릭터에 더 가깝습니다. 많이 배우고 도움 받고 있는 상황이에요"
황수미는 "서선영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저희가 처음 만났지만 같은 캐릭터여서 연습할 때부터 서로의 음악을 들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얻고 있어요. 엄숙정 연출님이 그리는 미미 캐릭터는 단순히 병약하고 여리기만 한 그런 미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1막에서 로돌프와 이중창을 부르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등장하는 씬부터 병약하고 아픈 그런 모습이 아니라 설레는 감정을 품은 아직은 소녀 같은 사랑에 눈뜨는 그런 모습이라 좀 흥미로워요"
"제가 여러 프로덕션에서 했고, 이번 프로덕션에 참가하면서 다시 드는 생각은 예전명훈 선생님께서 '처음 해서 너무 떨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말씀하길 '처음 하는 사람은 오히려 걱정이 없어요. 많이 해 본 사람이 더 문제가 많아요'라고. 그런데 그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여러 번 해봤기 때문에 사실더 쉬울 수도 있겠다 싶지만 매 번 캐스팅도 다르고 상대 배역, 프로덕션도 달라 제가 채워야 할 색다른 아이디어가 더 많이 필요해요. 음악적으로 캐릭터적으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요즘 그 말씀을 되새기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라보엠'을 맡은 엄숙정 연출은 "라보엠은 19세기 젊은 예술가들의 삶과 고뇌,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를 여과없이 자유롭게 담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푸치니의 풍성하고 아름답고 굉장히 서정적인 선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전이 주는 강력한 힘때문에 오페라 마니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작품인데 저희는 이번 시즌에 원작 소설에서 모티브를 조금 따왔어요"
"이번 컨셉은 책 그리고 기록 또 기억이라는 것들을 소재로 가지고 왔고 책을 펼치게 되면 그 안에 문자들이 하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체로 되어 있듯이 저희가 의상의 컨셉으로 그 활자를 모티브 삼아 블랙 앤 화이트를 착용했어요. 그 글들이 우리에게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그런 것들이 상상화 됐습니다"라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마르첼로 역의 김태한은 "라보엠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깊은 작품입니다. 라보엠 작품 자체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이기도 하고 불러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이런 역사적인 프로덕션에 훌륭한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라며 "이번 캐스트에서 가장 어리지만 이제 커리어를 시작한 새내기로서 무대에서 배우고 있는게 굉장히 많아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학생이었고 락커를 꿈꾸던 중학생이었는데 어머니가 권유하셔서 성악을 시작했어요. '라보엠'을 본 후 오페라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오페라가 정말 재미있는 장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푸치니의 모든 오페라는 음악적이나 극적으로 봐도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서울시오페라단이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푸치니 오페라를 선택한 것 같아 푸치니 오페라로 입문한 저로서는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라보엠에서 서울시오페라단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처음으로 호흡한다. 1985년 한국 최초의 민간 오케스트라로 출범해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지정되면서 발레,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극장 오케스트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어 서울시오페라단과의 첫 호흡에 큰 기대감이 있다.
이에 대해 박혜진 단장은 "저희가 이번 '만남'이라는 테마로 오페라를 같이 하게 됐는데 설레는 감정입니다. 테마와 잘 맞을 것 같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선택하게 됐어요. 사실 '라보엠'은 저에게도 충격이었어요. 이렇게 좋은 작품을 39년 동안 한 번도 안했을까 생각해 보니 각 단장님마다 좋아하는 성향이 다를꺼라 남자 단장님들은 '라보엠'을 안 좋아하셨나 봐요. (웃음) 39년 만에 영광스럽게 처음으로 '라보엠'을 무대에 올리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발레의 호두까기 인형, 클래식 베토벤 교향곡 9번과 더불어 오페라 '라보엠'은 연말에 꼭 봐야 할 공연 중 첫 손에 뽑히는 작품이다. 서울시오페라단 '라보엠'은 19세기 파리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큼 파리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담아낸 무대 미장센은 크리스마스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함과 동시에 가난하지만 순수했던 시절의 아름다움과 애잔함이 푸치니의 선율을 타고 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품은 11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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