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어릴 때부터 제 꿈은 늘 연극배우였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제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연극배우라고 답합니다. 무대는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간이지요"

 

연극 '서울의 별' 프레스콜(김만수 역 정은표). 2025.08.1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서울의 별' 프레스콜(김만수 역 정은표). 2025.08.1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1990년 연극과 영화에 데뷔하며 연기자 길로 들어선 배우 정은표는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같은 조연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한 역부터 악역, 코믹부터 진중한 역할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강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2014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이후 11년 만에 대학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 정은표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하우스에서 진행된 연극 '서울의 별' 프레스콜에 참석했다. 

 

"여러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이번 작품 대본을 받았을 때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잠시 저를 바라보다가 딱 한마디 하더군요. "야, 보고 싶다. 해라" 그 말이 제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며 "기분은 살짝 나빴지만(웃음), 결국 이번 무대에 서기로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습니다. 첫 공연날 아내가 객석에 온다고 하니,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내가 늘 제게 가장 든든한 응원이자 동력입니다"라고 작품에 합류한 가장 큰 버팀목이 아내임을 밝혔다. 

 

11년 만에 대학로 소극장 무대로 복귀한 정은표이기에 어떤 매력이 그를 무대로 끌어 들여들였는지 궁금했다.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관객과의 거리감이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관객의 숨소리 하나까지 들을 수 있고, 반대로 제 숨소리 하나까지도 그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처럼 서로의 호흡을 공유하는 에너지가 있다는 게 소극장만의 힘이죠. 무대 위에서 제가 집중하면 관객들도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고, 그 순간 느껴지는 묘한 쾌감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습니다"라면서 "가끔은 '이 관객들을 숨도 못 쉬게 몰입시켜 볼까' 하는 욕심까지 생길 정도예요. 물론 소극장은 관객의 작은 움직임에도 제 집중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위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긴장감 속에서 오히려 관객을 끝까지 붙잡아 두었을 때 오는 배우만의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밀도 높은 교감의 에너지를 무척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며 소극장 무대의 매력을 강하게 어필했다. 

 

'서울의 별'은 열쇠장이 김만수, 한탕을 노리는 도박꾼 문호, 그리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무명 가수 조미령이 옥탑방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로를 의심하고 밀어내던 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이해와 위로를 나누며, 각자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별' 같은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와 감동의 균형을 세련되게 잡아내는 연출가 손남목의 2025년 신작이다. 10월26일까지 대학로 아트하우스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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