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한국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엔드의 질리언 린 시어터(Gillian Lynne Theatre)에서 열린 특별 콘서트 'Swag Age in Concert'를 성황리에 마쳤다. 단 하루, 약 100분의 러닝타임으로 압축된 이번 무대는 1,3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우며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이번 공연에는 서울 공연 무대에 올랐던 16인의 배우들이 직접 참여했다. 단 역의 양희준, 진 역의 김수하를 비롯해 임현수, 이경수, 황성재, 정선기, 정아영, 최일우, 노현창, 오승현 등 주요 배역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초연부터 작품을 이끌어온 양희준과 김수하는 이번 웨스트엔드 무대에 남다른 의미를 더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무대 뒤를 책임진 조명·음향 디자인 스태프 역시 직접 런던으로 건너가, 세트 제약 속에서도 최대치의 완성도를 구현해 냈다.
공연은 한국의 전통 정서인 '흥'과 '한'을 힙합과 현대적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현지 관객과 강렬한 교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대표 넘버 '이것이 양반놀음'에서 배우들이 '오에오!'를 외치자, 객석 가득 현지 관객들이 호응하며 하나의 축제 같은 장면이 완성됐다. 공연 직후 극장은 전석 기립박수와 환호로 뒤덮였고, 일부 관객은 "이 공연이 단 하루라니 아쉽다"며 장기 공연을 바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해외 평단의 반응도 뜨거웠다. 브로드웨이월드(BroadwayWorld)는 "저항과 자유의 목소리를 담은 강렬한 데뷔 무대였다"며 "에너지와 합창만으로도 전율을 일으켰다"고 극찬했다. 스테이지 투 페이지(Stage to Page)는 별 다섯 만점을 부여하며 "당장 웨스트엔드 정규 공연으로 올려도 손색없을 만큼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런던 박스 오피스(London Box Office)는 "유쾌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쳤고, 빈틈없는 전개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배우들 역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올댓대즐스(All That Dazzles)는 양희준을 두고 "소년다운 매력에서 성숙한 리더십으로 성장한, 폭발적인 보컬을 지닌 배우"라 평가했고, 김수하는 "섬세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가진 보컬"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평단은 무엇보다 개별 역량을 뛰어넘어 앙상블 전체의 에너지가 극장을 압도했다고 강조했다.
창작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박찬민의 대본과 이정연의 음악, 김은총의 안무는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결합해 웨스트엔드 무대에서도 견줄 만한 완성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또한 권도경(음향)과 이우형(조명)의 디자인은 세밀하고 힘 있는 연출로 무대의 감각을 배가시켰다. 특히 마지막 한 줄기 대각선 스팟으로 마무리되는 장면은 "단순하면서도 압도적인 이미지"(The Spy in the Stalls)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K-뮤지컬 영미권 중기 개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질리언 린 시어터에서 전석 기립박수를 받은 성과는 단순히 한 작품의 성공을 넘어, 한국 창작뮤지컬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2019년 초연 이후 국내 관객들에게 참신한 소재와 폭발적인 무대로 사랑받아온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억압 속에서도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이야기를 한국적 정서와 힙합으로 풀어내며 세대와 국경을 넘어선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이번 런던 웨스트엔드 성료는 한국 창작뮤지컬이 세계로 나아가는 여정의 출발점이자, 또 하나의 도약을 예고하는 순간이다.
한편, 작품은 오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화성 공연으로 그 열기를 국내 무대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