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 잡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지난 6월 20일  대학로 무대에 돌아왔다. 올해 시즌은 초연 멤버들의 귀환과 신예 배우들의 합류로 무대의 밀도를 더하며 초연 당시의 신선한 충격을 넘어 한층 성숙해진 서사와 음악적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다.

 

작품은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억압 속에서도 자유를 잃지 않으려는 백성들이 시조와 음악으로 권력에 맞서 싸워가는 과정을 담는다. 겉으로는 사극의 틀을 차용했지만, 전개 방식은 전형성을 벗어난다. 힙합, 랩, 댄스, 합창 등 다양한 장르가 전통 시조와 섞이며 과거와 현재가 공명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단순히 '사극에 힙합을 입혔다'는 차원이 아니라, 억압과 저항이라는 영원한 주제를 청년적 에너지로 새롭게 풀어낸 창작 뮤지컬의 드문 성취다. 또한 뚜렷한 메시지는 단순한 무대를 넘어 오늘을 사는 관객에게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초연 멤버가 다시 돌아온 무대는 오래 함께 살아온 배우들이 공유하는 호흡으로 가득했다. 양희준의 단은 절도 있는 몸짓 속에 삶의 무게를 실어 관객의 가슴을 울렸고, 김수하의 진은 뜨겁고 단단한 음색으로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외에도 흥국 역 조휘, 신주/자모 역 진태화, 호로쇠 역 황성재, 기선 역 임동섭, 순수 역 강경현과 12명의 앙상블 조합은 극의 몰입감을 높이며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넘버 역시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프닝부터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조선시조자랑'은 무대를 하나의 축제로 바꾸며 관객을 순식간에 극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단과 진이 부르는 넘버들은 서사의 갈등과 희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솔로 넘버에서는 배우들의 음색과 해석이 곧 캐릭터의 서사로 이어진다. 특히 후반부의 합창 장면은 단순한 뮤지컬 넘버를 넘어 '함께 외치는 자유'라는 메시지를 객석까지 확장시키는 경험으로 완성된다. 이는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축제 같은 순간을 만들어냈고 그 에너지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함께 목소리를 낼 때만 도달할 수 있는 감정의 차원이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조휘).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조휘).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번 시즌의 무대는 더욱 정교해졌다. 안무는 기존의 역동성과 리듬감을 유지하면서도 캐릭터 서사와 감정선에 밀착된 동작을 더해 장면마다의 감정 파고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냈다. 조명 역시 장면 전환의 호흡을 정교하게 조율하며 서사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특히 배우 출신 이경수의 연출 참여는 무대의 호흡을 한층 유기적으로 만들었다. 배우의 감정이 단절되지 않고 흐름 속에서 이어지니 배우들의 감정 표현은 더욱 살아났고 장면 디테일은 정교하게 조율되었다. 이는 무대 위 인물 간의 호흡을 한층 유기적으로 만들어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리듬은 단순히 음악적 쾌감이 아니라 '내가 지금 이 자유의 외침에 함께하고 있다'는 실감이었다.

 

"무대 위에서 외치는 진짜 자유였다", "기존 캐스트는 더 단단해졌고, 새 캐스트는 상상 이상이었다", "초연 감성은 그대로인데 디테일과 에너지가 한층 진화했다" 등 관람한 관객들의 평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커튼콜에서 객석이 하나 되어 일어섰을 때 그것은 단순한 공연의 끝이 아니었다. '함께 외치는 조선'이라는 제목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무대와 객석이 구분되지 않고 관객의 몸이 리듬을 타며 환호와 박수가 쏟아질 때 자유란 결코 고립된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함께 목소리를 낼 때만 완성되는 집단적 감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양희준).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양희준).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김수하).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커튼콜(김수하). 2025.07.09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스웨그에이지'는 단순히 전통과 현대를 혼합한 실험적 창작극이 아니라, 집단적 에너지를 통한 공동체적 카타르시스를 구현하는 드문 작품이다. 시조라는 전통의 언어를 리드미컬한 비트와 현대적 안무로 변환시키면서 공연은 과거와 현재, 무대와 객석을 동시에 연결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집단성의 드라마틱 힘'이다. 개인의 독백보다 무리의 합창이 캐릭터의 단독 액션보다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순간이 더욱 강렬한 울림을 준다. 이는 단순한 무대적 장치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예술이 줄 수 있는 사회적 메시지 즉 억압 속에서도 연대로써 자유를 외친다는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번 시즌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단순히 흥겹고 에너지 넘치는 창작뮤지컬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 시대가 여전히 붙잡아야 할 질문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외칠 것인가"를 무대 위에서 던지는 하나의 선언이자 집단적 에너지와 연대의 가치를 극대화하며 작품의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한 진화라 할 수 있다. 즉 작품은 과거의 이야기를 빌려 오늘을 말한다. 시조가 금지된 조선은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현실의 은유이며 백성들의 외침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목소리다. 그래서 관객들은 공연을 보고 나서 단순히 '좋았다' '재미있다'는 감성을 넘어 뮤지컬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고 관객과 함께 살아 있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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