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0일(목)~11월 2일(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2025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더블 빌(Double Bill) 무대 '한스 판 마넨 × 허용순'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세계적 안무가 한스 판 마넨(Hans van Manen)의 대표작 '캄머발레(Kammerballett)'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안무가 허용순(Heo Yong Seon)의 신작 'Under The Trees' Voices'로 구성되어, 감각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정서를 담아낸다.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오하드 나하린, 요한 잉거, 한스 판 마넨 등 세계 거장의 작품을 국내 초연하며,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이번 피날레 무대는 그 여정을 완성하는 작품으로, 절제된 미학과 감정의 깊이가 공존하는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한층 성숙한 감동을 전한다.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 - 서울시발레단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
지난해 아시아 초연을 통해 큰 반향을 일으킨 '캄머발레'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출신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대표작으로, 음악성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현대 발레의 정수다. 작품 제목의 'Kammer(작은 방)'처럼 제한된 공간 속에서 무용수들의 미세한 긴장과 움직임이 교차하며, 절제된 몸짓 안에 숨은 감정의 결을 포착하게 한다.
특히 올해 공연에서는 지난해 특별 출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김지영 무용수가 지도자이자 출연자로 참여해 작품의 해석을 한층 풍부하게 이끌 예정이다. 김지영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활동 시절 직접 이 작품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 세계적 명작을 한국 무용수가 재해석·지도하는 드문 사례로 의미를 더한다.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8월 한스 판 마넨의 또 다른 대표작 '5 Tango's'를 무대에 올리며 레퍼토리화를 성공시켰다. 이번 '캄머발레'는 보다 성숙한 해석과 기술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서울시발레단이 아시아의 '한스 판 마넨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허용순의 'Under The Trees' Voices' - 에지오 보쏘 음악 위에 피어난 서정
함께 무대에 오르는 허용순 안무가의 'Under The Trees' Voices'는 2024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작곡가 에지오 보쏘(Ezio Bosso)의 교향곡 2번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 컨템퍼러리 발레다.
허용순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리허설 디렉터이자 세계 유수 무용단에서 50여 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세계적인 안무가로 이번 공연을 통해 모국의 무대에 복귀한다. 이번 공연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빈 국립발레단 수석을 거쳐 현재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동 중인 강효정이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로 합류한다. 그녀는 보쏘의 삶과 음악에 깊은 영향을 준 인물 알바 파리에티(Alba Parietti)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선과 정교한 테크닉을 선보일 예정이다.
허용순은 "작년 독일 초연 이후 불과 1년 만에 한국에서 이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뜻깊다"며 "서울시발레단 무용수들의 개성과 에너지를 반영해 새로운 솔로 파트를 추가하는 등 창작의 확장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 1세대부터 3세대까지, 글로벌 발레 스타들의 교차
이번 더블 빌은 한국 발레 해외 진출 1세대부터 3세대까지가 한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허용순 안무가(1세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출신 김지영 무용수(2세대),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수석 강효정 무용수(3세대)가 세대를 잇는 무대를 통해 한국 발레의 역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준다.
서울시발레단은 이처럼 해외에서 활약 중인 무용가들이 국내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객원 수석 무용수 제도'를 운영하며, 글로벌 발레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공연은 한국 발레가 세계와 호흡하며 성장하는 현장의 상징적인 무대"라며 "서울시발레단이 'K-발레 허브'로서 국제무대와 국내 창작 현장을 잇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