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2025 서울국제공연예술'(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가 10월 16일(목)부터 11월 9일(일)까지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한다.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25회를 맞아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공연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담아낼 예정이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광장에서 '2025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SPAF')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최석규 예술감독, 안상욱 참여예술가, 김조호 참여예술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정승재 공연사업과장, 예술경영센터 아트코리아랩 이수령 본부장이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얽힘과 마찰(Entanglement and Friction)'이다. SPAF 최석규 예술감독은 "다양한 담론과 예술 형식의 충돌과 균열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특히 관객들이 주목할 작품은 '위트니스 스탠드: 서울 소리 기념비'다. 원작 '위트니스 스탠드'는 호주에서 시작된 공연으로 특정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를 '소리'로 기록·공유하는 작업이었다. 이번에 그 무대가 서울로 옮겨오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맥락과 기억을 담아내는 새로운 버전이 완성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과 호주 창작자들의 국제 협력으로 탄생한다. 호주의 메들린과 팀 험프리, 한국의 프로듀서 임현진과 사운드 아티스트 조은희, 그리고 작가 김조호가 함께 공동 창작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제 공동 작업 특성상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여정이지만, 김조호 작가는 "지난 2년간 스파프팀의 꾸준한 지원 덕분에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작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 장소로는 치열한 논의 끝에 낙산공원 전망대가 최종 선택됐다. 김조호 작가는 "낙산은 종로와 을지로, 경복궁, 남산까지 서울의 중심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역사와 현재가 가장 밀도 있게 교차하는 장소"라면서 "관객들은 낙산을 향해 오르는 길에서 서울의 주요 명소를 차례로 거닐며 '도시 관람'을 경험한 후, 전망대 객석에 앉아 아티스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공연을 맞이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무대 장치보다 청취의 경험이다. 관객과 아티스트가 나란히 앉아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소리를 듣는 순간, 단순한 감상이 아닌 '함께 기념비를 세우는 행위'가 된다. 김조호 작가는 이를 "소리 기념비를 세우는 경험"이라 표현하며, 관객의 존재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소리의 핵심은 낙산을 둘러싼 한양도성의 역사적 맥락에서 출발한다.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기를 반복해온 한양도성의 운명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리듬과 닮아 있다. 끊임없이 무너지고 또 일어서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도시, 그 반복의 소리를 이번 공연은 담아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듣는 소리는 아직 저희가 계속 작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낙산이라는 공간을 둘러싸는 한양도성 있는데 그 한양도성을 저희가 리서치 해보면서 그 공간이 지속적으로 역사를 관통해 오면서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는데 이것을 서울이라는 도시의 하나의 메타포로 삼아 역사의 흐름, 장소성 그런 것들을 소리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위트니스 스탠드: 서울 소리 기념비'는 전통적인 기념비가 아닌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기념비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탐구한다. 소리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진동으로 위트니스 스탠드는 헤드폰 없이 공간의 소리와 증폭된 소리가 함께 연결되는 방식에 주목한다. 주변의 소리와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듣기라는 행위를 통해 장소와 서사를 추상적인 음향 형태가 되고, 원경을 가까이서 듣는 경험을 나눈다.
서울에서 마주하는 이 특별한 무대는 관객이 단순히 '보는 이'가 아니라 함께 '소리를 세우는 이'로 참여하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제안한다. 10월 22일(수), 23일(목), 24일(금)까지 낙산공원 전망대에서 공연하며 무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