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4일(목)~7일(일)까지 달오름극장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국립극장이 오는 9월 달오름극장에서 창작 음악극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을 초연한다.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차별과 불평등이 일상이던 시대를 그리되, 노비의 딸·말을 잃은 소년·이름 없는 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간다.
작품은 소리꾼 정보권이 '이름 없는 개' 역을 맡아 내레이터로 나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된다. 개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억압과 맞선다. 딸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자 반란군에 몸을 담은 노비 먹쇠 역은 차용학, 신분과 성별의 벽 속에서도 삶을 선택하려는 누리 역에 도희원, 말을 하지 못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소년 역은 김대현, 홍경래 역 및 멀티 배역에 박재윤, 멀티 배역에 최지현, 최미령, 김채은까지 ... "우리 이제는 어떻게 살지, 우리가 선택해서 살자"라는 먹쇠의 대사는 그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울림을 전한다. 누리는 따돌림당하는 개와 소년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작은 연대가 어떻게 변화를 싹틔우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신분제라는 거대한 장벽뿐 아니라, 반란군 내부에서도 드러나는 차별과 배제는 이들이 마주해야 할 또 다른 현실이다.
무대 디자인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극 중 주요 오브제인 '들꽃'을 활용해 동화적인 시각적 분위기를 만들고, 이름 없는 개는 형태와 크기가 다른 퍼펫(puppet)으로 표현되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연출은 역사극에 감각적인 현대성을 더하며,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독특한 무대 언어를 완성한다.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은 조선 후기라는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질문은 현재를 향한다. 차별과 소외 속에서도 피어난 작은 연대, 그리고 '다정히 세상을 누리는' 방법에 대한 사색이 무대 위에서 노래와 이야기로 피어난다.
공연은 무장애(배리어프리) 형식으로 누구나 공연을 누릴 수 있도록 5명의 수어 통역사가 배우들의 대사와 움직임을 함께 전달하며 한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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