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0일(토)~24(수)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제 성공의 비결을 말해보자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힘든 부분들도 많았고 물론 타이밍도 따랐구요. 인내의 기간도 길었지만 '그만할까, 힘드니까 포기할까'라는 마음은 한번도 품지 않았어요. 저는 '잘할 수 있을거야, 무대에 설 수 있을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에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1669년 창단해 355년의 장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아시아 무용수 최초 에투알(Étolie,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박세은(35)이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를 위해 단원들과 함께 내한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간담회에는 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발랑틴 콜라상트(Valentine Colasante)과 발레리노 폴 마르크(Paul Marque)가 참석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발레를 시작한 박세은은 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 재학 중 18세 나이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영재 입학했다. 2007년 스위스 로잔콩쿠르 1위,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 시니어부문 금상 등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2011년 세계 정상급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준단원으로 입단, 2012년 6월 한국인으로는 발레리노 김용걸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발레단 정단원이 됐다. 이후 6개월여 만인 2013년  코리페(군무의 선두·파리 오페라 발레 무용수 다섯 등급 중 네 번째)로 승급했고, 10개월 만에 쉬제(Sujet. 솔리스트급·세 번째 등급), 2016년 프리미에르 당쇠르(Premier Danseur), 2021년에 에투알(수석무용수)로 승급하며 주목받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세은은 "2022년 처음 한국에서 공연한 이후 2년 만에 프랑스 동료들과 함께 한국에 다시 와 너무 설렌다. 예술의전당 무대는 가장 좋아하는 무대이고 제가 예전 그러니까 13년 전 무대에 여러 번 설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가슴이벅차고 설렜다"면서 "그 감정을 (이번에) 다시 느낄것 같아 설레고 기대된다. 저희 무용수들도 어제 한국에 도착했는데 시즌 마지막임에도 불구하고 힘들고 지침보단 설렘이 있는 마음이라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이번 갈라 공연에는 발레단의 최상위 계급인 에투알(Étoile)은 물론, 다음 계급인 프리미에르 당쇠르(Premier Danseur), 그 아래 쉬제(Sujet)까지 뛰어난 테크닉과 예술성을 가진 무용수 총 10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21년 아시아 무용수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 최고무용수 에투알로 승급한 박세은이 이번 공연을 위해 프로그램 구성과 캐스팅을 책임진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공식 등재된 핵심 레퍼토리 18개를 골라 A, B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2022년 선보인 콘서트홀의 갈라 무대가 아닌 정식 오페라극장에 최적화된 작품으로 엄선된 이번 프로그램은 파리 가르니에 극장과 바스티유 극장 분위기를 최대한 연출하여 더욱 기대가 뜨겁다.

 

갈라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박세은은 "작품을 A, B 두 프로그램으로 준비해야 했기에 작품 갯수가 많아졌다. 좋은 작품을 가져올려면 돈이 많이 든다. 저작권이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보통 갈라에서는 하기 어렵다. 제가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가장 설레고 행복했던 것은 저희 대표님께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들어줬을 때였다"라며 "그동안 제가 좋았던 작품, 해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마음껏 프로그램 할 수 있었고 동료들에게도 의견을 물어 피드백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중 가장 중점을 두고 봐야 할 작품이 있냐고 묻자 박세은은 질색을 하며 " 다 중요하다. 모두 보셔야 해요. 한 작품을 볼 때마다 '아!' 할 수 있게 어느 한 작품을 중점으로 볼 작품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다 중요해요"라며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어 그는 "갈라 작품은 관객들의 흥을 띄워주기 위해 돌고 뛰는 기교적인 동작이 많이 나타내야 하는데 저는그런 갈라는 피하고 싶었다. 멋진 동작보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글로 쓸 수 없는 감정 같은 것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고, 그것은 공연을 보셔야만 알 수 있다"면서 "의상도 굉장히 멋지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큰 망토도 가지고 왔는데 의상에서 오는 감동까지 디테일하게 여러 포인트에서 감동을 받으실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갈라 공연하면 보통 배경과 데코레이션이 없는데 전막 공연과 비교시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저희 갈라는 배경부터 조명까지 준비가 된 갈라로 다같이 노력했고 리오넬(안무 마스터)이 그 부분에 큰 도움이 되어 마치 전막 발레는 보는 듯한 퀼리티가 보장되는 갈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추가로 박세은은 "사실 갈라 프로그램은 1년 전에 결정이 났지만 준비 과정은 꽤나 힘들고 끝이 없었다. 제가 유난히 바쁜 시즌을 보낸 탓도 있고 더 좋은 작품을 계속 찾다보니 한 작품 한 작품 모두가 보석같은 그런 작품을 프로그램 할려고 노력했다. 이제 오늘부터 단원들과 연습을 시작하는데 '이제 다 됐다. 춤만 잘추면 된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지금 굉장히 뿌듯하며 설렌다"고 덧붙였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발랑틴 콜라상트(Valentine Colasante), 폴 마르크(Paul Marque))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발랑틴 콜라상트(Valentine Colasante), 폴 마르크(Paul Marque))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세은에게 이번 갈라는 출산 후 가지는 첫 번째 공연으로 그 의미가 남다를수 밖에 없다. 그는 "출산을 18개월 전에 했네요. 제 딸이18개월이니까요. 제가 복귀를 빨리 한편으로 출산 후 6개월 후 가르니에 극장 무대에서 공식적인 복귀를 했고 이후 바쁜 시즌을 보냈다.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작품을 소화하며 제가 출산했다는 것을 까먹을 정도였다"라며 "그만큼 몸 회복을 성공적으로 잘했고 무용수로서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에투알이 되기 까지 10여 년의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보냈고 그 위치에 오른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에투알 이전과 이후 박세은에게 자신의 안무의 변화가 있을까 궁금했다. 

 

박세은은 "에투알이 되고 나서 제 춤의 변화가 있었다기 보다는 출산 전후로 제 춤의 변화가 큰 것 같다. 타이틀이라는 것이 사람을 더 자신감을 주기도 한데 에투알이라는 자리가 저에게는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더 준 거 같다. 저는 제 스스로를 걱정하고 높은 점수를 주지않는 무용수이자 고뇌하며 춤을 추는 스타일"이라며 "출산 후 너무 피곤하니 고뇌할 시간도 없었고 연습할 때 즐겁게 춤 추고 돌아와 신나게 육아를 하는 이 루틴이 잘 잡히면서 제 춤이 더 편안해지고 저 스스로도 즐기게 된 계기가 됐다. 제 터닝포인트는 출산인거 같다"고 자평했다. 

 

박세은인 이번 갈라 공연 동안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한국의 발레 유망주를 위한 발레 워크숍을 가진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발레리노 폴 마르크와 함께 강사로 참여하는 이번 워크숍은 355년 역사의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에게 직접 프랑스 발레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인 것. 워크숍은 발레 전공자(2003년~2008년생 출생)를 대상으로  클래식 발레는 물론 프랑스 발레를 더 깊이 있게 경험할 수 기회가 될 것이다. 

 

박세은은 발레워크숍에서 한국의 유망주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으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목표로 하는 젊은 친구들은 많다. 저도 13년 전에 그랬고 프랑스 발레 그중 '파리 발레단은 이렇다' 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왜냐면 스타일이 계속 바뀌고 있고 13년 동안 감독이 네 번 바꿨다. 그때마다 스타일이 달라지고 선발 무용수들도 바꿨다"면서 "지금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에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지만 답을 찾는 과정에서 저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약간의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발랑틴 콜라상트(Valentine Colasante), 폴 마르크(Paul Marque))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 기자간담회(에투알 발레리나 박세은, 발랑틴 콜라상트(Valentine Colasante), 폴 마르크(Paul Marque)) 2024.07.17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박세은은 무용계의 아카데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라 당스(Benois de Danse)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네 번째 한국 무용수이다. 그의 수상이전 강수진(1999년), 김주원(2006년), 김기민(2016년)이 있었을 뿐이고, 2023년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리마 압둘 말락 프랑스 문화부 장관 명의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훈장 메달과 증서도 받았다. 명실공히 세계적인 에투알 발레리나인 것이다. 

 

인고와 노력 끝에 자신의 뜻한 바를 이룬 박세은이기에 이번 갈라 공연은 그에게 무척 색다르고 감동 깊은 무대가 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그런 감동을 주기위해 그는 국내 갈라 무대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중편(15분 내외)인 '정교함의 짜릿한 전율'(안무 윌리엄 포사이스), '내가 좋아하는'(안무 호세 마르티네스) 프로그램을 2, 3인무를 넘어 5, 6명의 무용수가 출연하여 발레단만의 스타일을 전한다. 이 외에도 주요 핵심 작품에 ARD콩쿠르 한국 최초 우승자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다비드 포퍼 첼로 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백승연이 라이브 연주로 함께하며 발레와의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2024'는 7월 20일(토)~24(수)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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