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나는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나 자신에게 납득시키려고 한다. 나의 그림은 자발적인 고백이며, 이기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에드바르 뭉크
모더니즘의 선구자 노르웨이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표현주의의 선구자이자 유럽 현대 미술의 대표 주자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 불안과 고독 등 인간의 심오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뭉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감으로 무수히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독창적인 표현기법은 회화뿐만 아니라 연극, 영화 등 독일 표현주의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모더니즘에서 뭉크의 공헌은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평생에 걸쳐 작품의 형태, 재료 및 색상에 있어 관행적 예술 규범을 무시해왔고, 그 때문에 동시대 부르주아와 보수적인 미술 비평가들을 도발했다. 회화에서는 미완성적이며 습작처럼 보이는 특징, 그리고 판화에서는 에디션 넘버와 서명이 포함된 판본을 체계적으로 제작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걸작 '절규 The Scream'을 포함한 그의 개인적 경험을 다룬 작품들은 뭉크의 대표적인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으며,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강한 호소력을 지녀 현대미술의 대체 불가능한 상징이 되었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예술의전당과 서울신문사, KBS미디어가 공동기획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간담회에는 전시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트, 전시 자문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 댄지거 아트컨설팅 이유경 컨설던트 겸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회는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가 진행하였다.
이번 전시는 뭉크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뭉크 미술의 최고 귄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 미술관을 포함하여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 여 점(126점은 개인 소장품)의 작품을 14섹션으로 나누어 전시한다. 석판화 위에 뭉크가 직접 채색한 전 세계에 단2점 뿐인 '절규'를 비롯해 '키스', '마돈나', '불안', '뱀파이어' 등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트 박사는 "대단한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 이번 뭉크의 전시는 아시아 최초, 최대 규모의 전시전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전시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뭉크의 혁명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런 공헌은 훗날 알프스 뒤랑이나 피카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전시에는 140여점의 회화, 판화 등을 볼 수 있다. 아주 저명한 미술과 또는 개인 소장품들을 모았다. 뭉크의 예술가적 여정은 초기부터 예술적이며 전통적인 매체를 활용했고, 때론 굉장히 실험적인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감상자들은 대단히 극단적인 예술을 볼 것이며,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10여 년 전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했던 '에드바르 뭉크 영혼의 시' 전시와 비교해 가장 큰차이점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진시를 위해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디터 부흐하트 박사는 "이번 전시는 뭉크가 왜 혁명적인지, 예술사를 바꿨는지, 왜 중요한지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든 예술가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혁신적인 기법을 사용했고, 뭉크 역시 스튜디오 밖에서 작품을 일부로 눈이나 비를 맞히며 그 과정에서 일부 작품은 유실되기도 했지만 그런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갔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 이전 가장 중요한 판화 작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뭉크의 그런 혁신적인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다. 현대에 뭉크의 작품이 재조명 받는 것은 판화의 채색작을 보면 알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를 여는 이유는 정답은 없다. 이렇게 대중들이 예술적 열정을 가지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파리 외에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뭉크를 제대로 소개해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절규'를 넘어 뭉크의 예술적인 공헌을 돌아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작가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의 독특한 화풍과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표현기법에 초점을 맞춰 그의 작품 세계 전체를 깊이 있게 다룬다. 뭉크는 기존의 색배열을 과감하게 탈피하였고, 표면을 긁어내거나 작품을 눈과 비에 노출시키는 등 파격적인 실험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때로는 사진이나 무성영화의 요소를 그의 유화나 드로잉에 도입했고, 이를 통하여 전통적인 매체나 기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는 이러한 탈전통적 실험을 통하여 자신의 경험을 모더니즘의 상징으로 승화시켰다.
전시 자문을 맡은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는 "뭉크를 연구하면서 보면 그는 굉장히 복작한 화가였다. 굉장히 많은 일을 했고 다작을 했다. 그 작품들을 오롯이 다 열거하기는 벅찬 작업이었다. 전시를 봤는데 이번 전시보다 좋은 전시는 없을 거 같다. 특히 맨 마지막 '생의 프리즘'방을 재현해 놨는데 그것은 진짜 이 전시 마지막에 관객들이 한 번 더 뭉크를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미경 교수는 전시 타이틀인 '비욘드 더 스크림'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뭉크 화가는 대단했다. 세잔, 피카소 같은 다른 작가들을 보면 앞으로의 미술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반해 뭉크의 삶은 19세기와 20세기를 반반씩 살면서 19세기를 정의했다. 그게 바로 '절규'나 '마돈나' 같은 작품이었다"라며"'태양'이라는 작품은 이번 전시에는 빠졌지만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였다. 그는 두 세기를 살며 한 번은 정의를 하고 한 번은 새로운 세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비욘드'라는 말은 절규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추천하고픈 작품으로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흐트러진 시야'라는 작품을 꼽았다. 이 교수는 "뭉크는 1930년이 되면 오른쪽 눈이 안과질환으로 거의 실명 상태에 이른다. 왼쪽 눈은 정상으로 그런 상태에서 본 것을 화면에 구상한 것으로 검은 얼룩과 여러 윤곽선을 볼 수 있다. 뭉크는 20세기를 정의하며 고통을 마주하는 걸 주저하지 않은 화가였다. 뭉크의 작품을 보면 고통을 외면하지않고 작품을 통해 치유해온 작가로 그런 면이 대중들에게 영감을 줄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뭉크 전시회에서 눈여겨 볼 점으로는 핸드 컬러드 판화로 제작된 다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데 있다. 이 방식은 판화 위에 작가가 다시 채색하여 작품의 독자성을 부여한 것으로 뭉크가 최초로 시도한 실험적인 작품 제작 방식이다. 단 하나의 작품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유화와 동일한 위치를 지닌다. 뭉크의 핸드 컬러드 판화는 유럽에서도 이 정도 규모로 공개된 적이 없기에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전시는 9월 19일(목)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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