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윗줄 왼쪽부터 배우 손봉숙, 김명기, 이호철,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길해연, 아랫줄 왼쪽부터 배우 유인촌, 정동환, 김성녀, 손숙, 박정자, 전무송, 권성덕)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윗줄 왼쪽부터 배우 손봉숙, 김명기, 이호철,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길해연, 아랫줄 왼쪽부터 배우 유인촌, 정동환, 김성녀, 손숙, 박정자, 전무송, 권성덕)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지난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국 연극계의 원로 9명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연극 '햄릿. 이번 공연에는 그때의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에 현재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끄는 젊고 유망한 배우들이 가세, 한바탕 축제와도 같은 무대가 펼쳐진다.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길해연 그리고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이름만으로도 그 값어치를 헤아릴 수 없는 연극 '햄릿'의 출연진은 50년의 간극을 뛰어넘은 한국 공연 최정상의 배우들이 뭉쳤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연극 '햄릿'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도 지난 시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을 모두 함께 다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당시, 병환으로 연습 중 안타깝게 하차했던 권성덕이 건강을 되찾아 합류, 가장 연장자로서 든든히 무대를 지킬 예정이며, 길해연은 이해랑 수상자로서는 가장 막내지만 선배 라인으로 합류하여 손숙과 더블캐스트로 관객들을 만날 것이다. 이들은 이전 공연과 달리 주연 자리에서 물러나 클로디어스부터 유령, 무덤파기, 배우1-4 등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그리고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 호레이쇼 등은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등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합류하여 제 몸에 딱 맞는 배역을 통해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다.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전무송)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전무송)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6년 전 '햄릿'에서 레어티즈 역을 맡은 전무송은 "세익스피어 '햄릿'은 연극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데 운 좋게도 네 번째 무대를 하게 됐다"고 운을 뗀후 "이번에는 '햄릿'을 공연하는 배우들 역할의 마지막 배역이 유령인데 이번에 맡게 돼 감격스럽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배우'인 거 같다. 자긍심이 굉장히 큰데 열심히 해서 실망시키지 않겠다"라며 작품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유인촌)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유인촌)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햄릿'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는 단연코 유인촌이다. 일생을 통틀어 여섯 번이나 햄릿을 연기했다. 이번 시즌에는 햄릿과 대척점에 서는 비정한 숙부 클로디어스 역을 맡았다. 그는 "6년 전 햄릿 역을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제가 가장 늙은 햄릿이었을 것"이라며 "그때 햄릿은 이제 졸업했다고 생각해서 이번 시즌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숙부 역을 해달라고 해서 합류했다. 악역을 해본 경험이 적어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손숙 역시 "왕비를 하다가 배우2로 전락했다"고 네스레를 떨며 "그런데 굉장히 행복하다.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선배, 동료 배우들을 만났고 젊은 친구들과도 함께 무대를 꾸미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로서 젊은 배우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작품을 대하는 진지함을 나타냈다.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권성덕)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권성덕)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출연 배우 중 가장 원로인 배우 권성덕은 "힘이 많이 부족할 것 같아서 출연을 망설였다. 저에게 있어서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스럽다. 이번에는 '무덤파기2'와 '사제' 역을 맡았는데 지금까지 가장 좋은 배역이고, 제일 좋은 공연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극의 핵심인 햄릿 역은 강필석이 맡는다. 그는 "감히 선배님들과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것만으로도 저는 복 받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연습실에서 저는 대사도 못할 정도로 심장이 너무 뛴다. 다행히 선생님들과 동료 배우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출연진 중 가장 막내인 박지연은 오필리어 역을 맡는다. 그는 "얼마 전 첫 연습 때 박정자 선생님의 첫 마디로 시작했는데 제 대사도 잊을 만큼 너무 감동이었다. 선생님들 덕분에 가장 젊고 재미있는 '햄릿'이 될 거라 자신한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레어티즈 역의 박건형도 "선생님들과 저희가 만난 건 역사적 사건이다. 연습실에서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은 감동을 받는다. 이런 역사적 사건에 휘말린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해서 7월에 태풍처럼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손진책 연출)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손진책 연출)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작품을 맡은 손진책 연출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이번 시즌 '햄릿'의 나아갈 방향은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 맞추기'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손 연출은 "약 400년이란 세월 동안 '햄릿'은 수없이 많은 해석과 분석이 있었다. 그럼에도 '죽음'이라는 것을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 "인간은 모두가 죽는다. 그 확실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멀리 있고, 남의 일인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죽음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죽음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배우들은 한 목소리로 '햄릿'을 무대에 올린 제작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숙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선배, 동료 그리고 젊은 배우들을 만나게 됐다. 제정신이면 이런 기획을 할 수가 없다. 이런 작품을 지원금 한 푼 안받고 하겠다는 것 자체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놀라워 했고, 유인촌은 "이런 작품은 국공립이나 시립이 아닌 이상 도저히 제작·기획하기가 어려운데 출연하는 배우 입장에서도 개인적으로 부담이 크다. 열심히 해서 꼭 성공시키겠다"라고 다짐했다. 

 

박정자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기쁨, 연습실로 향하는 마음, 발걸음이 너무 행복하다. 연습실에서 '이런 작품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정말 전무후무한 무대"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작품을 기획한 박명성 대표는 "이번 작품은 후진 세대를 위해 대선배들이 빛나는 조연이난 단역을 해주고, 젊은 배우들이 주요 역할을 맡아 세대를 융복합하는 작품이다. 프로듀서로서 우리 선생님들이 이 작품을 함께 해주신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햄릿'은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총 33회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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