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 별관 사미루서 시상식 및 수상자 전시 개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제17회 김종영미술상의 영예가 조각가 김주호에게 돌아갔다.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1915–1982)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된 이 상은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와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며, 11월 14일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별관 사미루에서 시상식과 함께 수상자 전시가 열렸다.

2024 년 김종영미술관 용 龍·用·勇 전시 중 (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2024 년 김종영미술관 용 龍·用·勇 전시 중 (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거대함보다 인간적 온기로”-김주호 예술세계의 확장
심사위원단은 “김주호 작가는 당대 조각이 미처 감당하지 못했던 영역을 선구적으로 개척했다”며 “거대하고 권위적인 조각과 달리 인간적이고 친근한 조각의 본질을 회복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해학과 긍정을 발견하며, 조각의 언어를 삶과 소통으로 확장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김주호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이번 수상은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였다”며 “비포장도로를 따라 전국 문화재를 다니며 느꼈던 감흥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졌다. ‘우리 것’을 찾자는 한국성의 열정이 제 조각의 뿌리가 되었다. 그 길을 함께 걸어온 동료 작가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2024 년 김종영미술관 용 龍·用·勇 전시 중 (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2024 년 김종영미술관 용 龍·用·勇 전시 중 (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꾸준한 탐구와 일관된 조형 정신
197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김주호는 40여 년간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꾸준히 탐구해 온 작가다. 초기부터 인간의 표정과 몸짓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풀어내며, 조각이 지닌 물리적 무게감 대신 감정의 질량을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은 현실 속 ‘사람 냄새 나는 조각’으로 평가받으며, 관람객에게 공감과 미소를 선사하는 인본적 예술관을 드러낸다.

등불이 되어, 질구이 재벌, LED 램프, 2021-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등불이 되어, 질구이 재벌, LED 램프, 2021-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김종영미술상-한국 조각의 전통을 잇는 명예의 자리
김종영미술상은 한국 근현대 조각의 기틀을 세운 우성 김종영의 예술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1990년 제정된 상이다. 초기에는 ‘김종영조각상’으로 시작해 격년제로 운영되었으며, 2016년부터 매일경제신문과 공동 주최로 조각뿐 아니라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등 현대미술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과 함께 2년 뒤 김종영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개최 특전이 주어진다.

외쳐요 평화-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외쳐요 평화-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선비 조각가’ 김종영의 예술정신
김종영 선생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한국 추상조각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동경미술학교에서 수학 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32년간 봉직하며 한국 조각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학과 서예를 바탕으로 동서양의 미학을 융합한 그는 추사 김정희를 사숙하며, “동양과 서양이 서로를 연구하고 보완할 때 인류문화의 미래가 열린다”는 신념을 작품과 교육에 담았다.

그의 예술철학은 지금까지도 많은 후학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한국 현대조각의 정신적 근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오타!, 질구이 재벌, 201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조오타!, 질구이 재벌, 2012-사진제공 김종영 미술관

이번 제17회 김종영미술상은 김종영이 추구했던 ‘인간과 예술의 합일’ 정신을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로, 김주호 작가의 온기 있는 조각 세계를 통해 한국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의미 깊은 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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