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회화 작가 애런 존슨(Aaron Johnson, b.1975) 은 색과 형상이 유기적으로 얽히는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 헌터 칼리지(Hunter College)에서 회화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기존의 회화 방식에 도전하며 즉흥성과 유동성, 그리고 통제되지 않는 자연의 힘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승화시키고 있다.

[가나아트 작가 소개] 초현실과 색의 유희, 애런 존슨-자유롭게 흐르는 영혼의 회화-사진 가나아트센터
[가나아트 작가 소개] 초현실과 색의 유희, 애런 존슨-자유롭게 흐르는 영혼의 회화-사진 가나아트센터

 

애런 존슨의 작업은 색면회화(Color Field Painting)의 전통을 계승하되, 물감을 캔버스에 스며들게 하여 우연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흐름을 적극 수용한다. 물감의 흐름을 억제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는 그의 태도는, 작가가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화면과 공명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그의 작품에는 우주의 질서와 존재 간의 연결성을 상징하는 영혼 같은 존재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유머와 신비, 괴이함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형상으로 관람자와 만난다.

특히 그의 회화에는 무의식의 조각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통제와 의도를 넘는 회화적 경험을 통해 ‘그리는 것’과 ‘드러나는 것’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는 애런 존슨이 회화적 주체로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고자 하는 철학적 지향을 반영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2024년, 그는 스페인 말라가에 위치한 라 테르미카 미술관(La Térmica) 에서 첫 미술관 개인전을 성사시키며 유럽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로스앤젤레스의 웨이스먼 재단(The Weisman Foundation), 마드리드의 콜렉시온 솔로(Colección SOLO) 등 세계 유수의 미술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애런 존슨은 물질과 에너지, 정신과 감각, 그 경계에 존재하는 회화를 통해 오늘날 회화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그에게 있어 회화는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흐르고, 숨 쉬며, 변화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 이는 오늘날 기술과 이미지가 지나치게 정교해진 미술계에 던지는 하나의 반성과도 같으며, 동시에 인간과 자연, 예술과 우주를 잇는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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