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박근형) 2025.04.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배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박근형) 2025.04.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박근형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저희들은 계속적으로 힘 닿는 데까지 연극을 할 겁니다. 그리고 연기 생활도 할거구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도'보다 더 나은 작품을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1960년 연극계에 데뷔하고 1963년부터  KBS 공채 탤런트 3기로 방송 활동, 1968년 '지하실의 철인'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올해로 84세의 배우 박근형의 필모그래프는 진행 중이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진행된 배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근형은 "노년의 배우로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해낼 수 있을까 저희들도 실험적인 면이었습니다. 이 연극을 통해 각자 해석은 다르겠지만 새로운 방식이라고 생각되는 다른 표현 즉 조화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의외로 큰 호응이 있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라며 "여러 차례 형님하고 앉아서 얘기하다가 뭔가 좀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악한 우리 연극계를 위해 뭔가 좀 새롭지만 조그만 힘이라도 보탤 수 있는 시작을 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계기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청년 예술가 지원에도 힘쓰고 있는 아르코와의 협업을 통해 '청년예술인을 위한 기부 공연'이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관객을 위한 특별 공연으로 기획됐으며, 티켓 수익금은 '자신만의 고도'를 기다리는 청년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에 전액 기부된다. 이런 뜻깊은 기획을 결정하게 된 그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박근형은 "저희가 공연을 이어오면서 102회차 매진을 기록했어요. 이걸 어떻게 돌려드릴까 하는 마음이 생겨 관객들에게 더 좋은 작품으로 돌려드림과 동시에 우리 배우들한테도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 해서 청년 연극인을 위한 '연극내일기금'을 시작하게됐는데 이게 많이 알려졌어요. 동료들이 같이 호응해주고 저희들은 용기백배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될지 기대가 큽니다"라고 말했다. 

 

이 공연 소식이 전해지마마자 예매 시작 2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두 거장 배우의 마지막 동반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한 청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은 이번 공연에 대한 의의와 기대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듯 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극상으로 보면 부조리 연극이라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삶과 너무 비슷합니다. 그래서 연령층에 비해서 공감도가 아주 높다고 저희는 느끼고 있어요. 청년들에게 희망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고, 연극계도 바탕이 튼튼해야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데 앞장서서 나갈수 있지 않느냐,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청년들과 저희가 얘기할 때 희망적인 요소를 어떻게 말씀 드려야 그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는 저희 몫이죠. 청년들과는 그런 식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박근형) 2025.04.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배우 신구·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박근형) 2025.04.23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5월 3일 기부 공연 종료 후에는 두 거장과 청년 관객들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신구, 박근형, 오경택 연출이 참여하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한 배우 최민호가 모더레이터를 맡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었다. 

 

"좀 전에 말씀드린대로 청년들의 눈과 마음을 열고 열악해진 우리 연극계를 위해 좀 더 활발하게 참여를 해줬으면 했습니다. 지금의 케이팝, 케이 드라마의 시작은 바로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너무 열악해지고 고갈되다시피 됐지만 우리의 자원이 다시 풍성해지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저희가 시작을 했지만 이게 얼마나 갈지는 모릅니다.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 만큼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형은 "다행히도 저희들을 도와주는 파크컴퍼니가 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정병국 위원장께서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시고 진행해 줄 것으로 믿고 저희의 미미한 힘은 어디에다 쓰느냐 하면 연극 동료들과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제작협회 및 제작자분들과도 흥행이 잘되는 연극 공연을 통해 힘을 모아 나가야 합니다"라며 "그래서 이제 모든 진행 과정을 아르코에 일임해서 (아르코가) 만든 프로그램에 저희들이 적극 참여할 생각입니다.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이에 정병국 위원장은 "두 거장의 깊은 뜻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조성된 '연극내일기금'은 단순히 후원을 넘어 창작·제작 중심의 기존 지원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청년 배우들을 위해,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훈련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보급하는 데 집중적으로 활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어 "향후 더 많은 후원이 이어진다면 지원 대상을 배우뿐만 아니라 연극계 전반으로 확대해, 우리 연극의 미래를 위한 토양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의 깊은 뜻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청년들을 응원하는 기부 공연 신구,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X 청년문화예술패스'는 5월 3일(화)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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