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리움미술관 미디어월 커미션 작품인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츠의 〈초상〉이 2024년 07월 18일 ~ 2024년 12월 29일까지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츠 초상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츠 초상

안무가, 미술작가, 음악가 등으로 활동하는 여덟 명의 퍼포머가 차례로 등장한다. 각 인물은 거대한 검은 인조 가죽 커튼 앞에 놓인 소박한 의자에 앉아 움직이는 초상을 수행한다. 이 영상은 카메라 앞에 서 보이는 여러 양식을 실험하며 질문한다. 이 인물이 보이는 감정은 연기일까 진솔한 것일까? 이것은 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몸짓일까 퍼포머의 동작일까? 이 작품이 구사하는 (불)투명성은  퀴어 언더그라운드 공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퍼포먼스와 존재하기, 소품과 몸의 경계를 부식시킨다. 매혹적이면서 취약한, 말없이 중층적인 의미를 소통하는 각 초상은 섣부른 규정과 설명에 저항하는 급진적인 차이를 모색한다.  

미술관 로비에서 존재감을 자랑하는 LED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 장엄한 커튼(커튼 피스(반항적인), (2023))은 영상 속의 배경이자 조각에 머물지 않고 로비 공간을 잠시 개념적인 무대로 전환한다. 이로써 그 자리에 단순히 존재하거나, 작품을 감상하거나, 스스로 퍼포머된 관객이 함께 머무는 다층적인 영역이 펼쳐진다.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츠 초상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츠 초상

폴린 부드리, 레나테 로렌츠(2007년 결성, 베를린 활동)는 안무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영상 설치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비선형적 시간성과 다층적 수행성을 탐색하는 이들의 작업은 규범적 서사와 역사적∙예술적 관행에 도전한다. 또한, 다양한 배경의 퍼포머와 오랫동안 협업하며 수행의 조건과 시각성을 둘러싼 폭력적 역사, 신체의 병리화, 동료애, 매혹, 저항에 대해 긴밀하게 대화를 나눈다. 마드리드 크리스털 팰리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2022),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스위스 파빌리온(2019), 베를린 율리아 슈토셰크 컬렉션(2019) 등에서 단독 전시를 선보였으며, 제35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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