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현장]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 풋풋한 청춘 감성의 서사 (종합)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일본 만화가 아라카와 나오시의 작품으로, 음악 유망주들이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가는 가슴 뛰는 청춘 스토리를 그린다. 불운의 신동 피아니스트 소년과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소녀가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며 변해가는 스토리가 감동을 선사한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는 2015년 TV 애니메이션 방영에 이어 2016년 영화 개봉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5월 일본 뮤지컬 제작사 토호가 제작해 도쿄에서 초연했다. 뮤지컬계의 거장 프랭크 와일드혼이 전곡 작곡을 맡았고, 따뜻한 감성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가 사카구치 리코가 참여해 관객 성원 속에서 일본 6개 도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에서는 추정화 연출과 이범재 음악 감독이 참여해 '논 레플리카'(원작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무대 연출 등을 현지화하는 제작 방식)으로 제작된다. 뮤지컬 '프리다', '루드윅', '스모크', '인터뷰' 등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관객을 사로잡아 온 추정화 연출의 섬세한 연출과 감각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범재 음악감독의 아름다운 선율이 한데 모여 완벽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프레스콜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됐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조환지, 김진욱, 윤소호, 김희재, 이봄소리, 케이, 정지소, 박시인, 황우림이 참석했다. 

피아노 신동이었지만 어머니의 죽음 후 트라우마로 인해 피아노를 더 이상 치지 못하다 미야노조 카오리를 만나 다시 음악의 세계로 빠져드는 아리마 코세이 역에는 이홍기, 윤소호, 김희재가 출연한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이홍기 배우는 개인 스케줄로 불참했다. 

천재성을 가진 캐릭터(코세이)를 연기하면서 공감된 부분에 대해 윤소호는 "저희가 무대에서 교복을 입고 있는데 꽤 오래 전의 일이지만 최대한 그 당시의 감정을 되새겨 볼려고 기억 되새김질을 했다. 연출님께서 저희가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과 십대 때 호르몬이 왕성할 때 느끼는 감정은 분명히 다르다고 하셨다. 그러다보니 같은 트라우마, 아픔이 있더라도 십대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공감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코세이)이 친구는피아노를 치는 아티스트고 저희 모두도 아티스트인데 아티스트로서 배우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악기를 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 다를거라 생각했고, 최대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트라우마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리마 코세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설정이었지만 그외 외적인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같은 배역의 김희재는 "어렸을 때 트로트 신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코세이는 신동이자 천재 피아니스트로 살아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았다기 보다는 엄마에게 칭찬대신 질타를 받은 채찍질을 받으면서 그것에 갇힌 트라우마의 어두운 부분이 많았다"면서 "저는 트로트를 하면서 굉장히 신나고 박수 받고 했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코세이와 다르게 해석을 했고, 코세이를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어렸을 때 행복하지 않았던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면서 코세이 연기에 대입해 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23년 뮤지컬 '모차르트!'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서 선 김희재는 "너무 신이 났다. 또래 동료 배우 분들과 함께 할수 있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고 무대에 서면서도 영광스럽고 즐거운 작품이다. 요즘 공연을 마치고 나서도 힘들다기 보다는 '즐거웠다' 라는 느낌이 크다"라며 무대에 완전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원작인 애니메이션 두 번, 영화 두 번을 봤고, 여러 번 보면서 아리마 코세이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나한테 대입해서 관객분들께 표현할 수 있을까 굉장히 고민했다"면서 "어려운 숙제였지만 연출님과 얘기하면서 하나하나 잡아갔고, 윤소호 배우님이 선배이기에 그런 부분에 있어 조언을 해줘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코세이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는 각오를 더했다. 

압도적이고 자유로운 바이올린 연주로 음악을 포기한 아리마 코세이를 다시 음악의 세계에 끌어들이는 미야조노 카오리 역은 이봄소리, 케이, 정지소가 연기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드라마 '방법', '지옥', '커튼콜', '더 글로리'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낸 정지소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로도 데뷔하며 가창력을 뽐냈다.

이번 작품으로 무대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 정지소는 "첫 무대이다. 고등학교대학교 때부터 하고 싶었고 그 꿈을 이제서야 조금 이루게 됐는데 굉장히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지금 같이 하고 싶은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시고 오구오구 속에 잘 자라고 있다"면 "처음 극장 무대에 올라서는 모든게 다헷갈리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극을 올려야 하는 상황 처했는데 주변 도움으로 빠르게 적응해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어 행복하게 작품을 하고 있다.

극중 바이올린을 켜야 하는 배역 미야조노 카오리를 연기하기에 바이올린 연주 연기가 쉽지 않을터 어떻게 익숙해졌을지 궁금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엑스칼리버', '마리 퀴리', '광주', '차미', '브론테' 등 다수의 작품에서 관객들을 만난 이봄소리는 "저희 음악팀, 음악감독님, 바이올리니스트께서 많은 고생을 해주셨다. 저희가 싱크를 정확하게 맞춰야 되니까 개인 별로 바이올린 레슨을 받는 시간을 가졌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셋다 바이올린을 구매해서 집에서 선생님의 영상을 보며 엄청 연습했다. 연습실에서도 저희끼리 의논하고 머리를 싸매면서 싱크를 맞추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룹 러블리즈로 가요계 아이돌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케이는 2021년 '태양의 노래'로 뮤지컬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엑스칼리버'(2022년), '데스노트'(2022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2024년)에 이어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 카오리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케이는 "사실 가수를 준비하기 전부터 뮤지컬에 정말 관심이 많았다. 오디션도 뮤지컬 넘버로 본 적이 있는데 그 정도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 러블리즈 활동하면서 단체 활동이 중점이다 보니 뮤지컬에 대한 사랑을 아끼고 있다가 이제 그  사랑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면서 "지금 무대를 하면서 너무 행복하고 공연하면서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는것을 느낀다. 뮤지컬에 대한 사랑도 나날이 더 커지고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기에 더 잘해야겠다 는 욕심도 생긴다"며 뮤지컬 사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가수와 뮤지컬을 병행하면서 저의 가수 팬들이 뮤지컬에 입덕을 하고 있다. 정말 뮤지컬의 사랑을 더 널리 알릴 수있는 뮤지컬 배우 케이, 가수 케이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리마 코세이의 오랜 소꿉친구이자 그에게 호감의 감정을 갖고 있는 사와베 츠바키 역에는 박시인, 황우림이 이름을 올렸다.

영국에서 배우 및 모델로 활발히 활동하고 뮤지컬 앙상블부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은 박시인은 사와베 츠바키 역으로 10대 소녀의 복잡한 마음을 다채롭게 표현한다. 츠바키가 극중 어떤 역할을 하는 존재일까 묻자 그는 "'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늘 항상 곁에 있고 해가 뜨거나 지거나 해가 뜰때는 따뜻함과 해가 질때는 시원함을 주는 그런 항상 곁에 있는 햇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코세이한테도 다른 친구들한테도 그런 햇빛 같은 존재가 츠바키"라고 소개했다. 

독보적인 음색과 신비로운 분위기로 좌중을 압도하는 황우림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가수는 물론 뮤지컬 '프리다', '모차르트!' 등에 출연하며 화려한 행보를 보인 바 있는 황우림은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도 츠바키 역으로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하고 있다.

황우림은 "벚꽃과 화려함 그리고 교복. 청춘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음으로 오셨을 수도 있는데 극을 보면 사람마다 서로 다른 트라우마, 아픔이나 고통을 가지고 살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중간에서 계속 힘을 얻게 하는 넘버 '발버둥'이나 카오리에게 발버둥 쳐보자 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저희는 무대에서 (공연을 보러)오시는 분들께 '발버둥 한 번 쳐보자'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까 그런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리마 코세이의 친한 친구이자 미야조노 카오리의 짝사랑 상대인 와타리 료타 역은 이재진, 김진욱, 조환지가 맡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보니 연출님께서 연습 들어갈 때 원작을 재생하되 '뮤지컬 공연만의 하나의 새로운 색을 입혀보자' 라고 말씀하신게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고스트', '팬레터', '광주', '문스토리', '레미제라블'로 매 공연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진욱은 와타리 료타 역을 맡아 또 한 번 캐릭터 변신을 했다. 그는 "방송 무대와 다른 공연 무대라 그 무대에서 주는 에너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연에서 주는에너지가 일본 애니메이션 감성과 맞아 맞물려 돌아가는 부분이 있다"면서 "처음 와타리 연기를 하면서도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색하게 느껴졌다. 무대 밖에서 조환지 배우, 재진이 형이나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질감이 들지 않았고 오셔서 보시면 더 큰 에너지를 받아서 돌아가실 것"이라며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메리셸리', '더 데빌', '아몬드'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한 조환지는 군 복무 중 Mnet '빌드업: 보컬 보이그룹 서바이벌'에 출연해 탁월한 가창력을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조환지의  전역 후 첫 뮤지컬 작품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추정화이기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 예상됐고 그에 관한 에피소드를 조환지 배우는 이렇게 얘기했다. 그는 "일단 연습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이 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발버둥'이라고 연출님은 말씀하셨는데 누구에게나 발버둥 쳤던 시기가 있을텐데 그래서 저희가 주제극에 맞춰 연습하는 매 순간도 발버둥이었던 것 같다"라며 "저희는 일주일 만에 노래를 다 뗐다. 처음 이게 일주일 만에 가능한가 했는데 가능했다. 그리고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 혼에게 들려드리면서 느꼈다. 노래가 너무 좋고 관객분들도 분명 좋아하실 것이란 것. 매 연습 순간순간이 작품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저희 청춘의 연속이었다. 막공 때까지 연습때 발버둥쳤던 것처럼 무대 위에서 수없이 발버둥 칠 것이니 오셔서 저희들의 수 많은 청춘을 지켜봐 주시고 큰 에너지를 받아 나가시는 그런 순간이 되기를 바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지난 4월 8일과 9일 양일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Royal Drury Lane 극장에서 뮤지컬 콘서트를 개최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마타하리' 등을 탄생시킨 뮤지컬계의 거장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작품의 서사를 완벽하게 전하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입증하며 관객과 평단의 극찬이 이어졌다. 이어 웨스트엔드 해롤드 핀터 극장(Harold Pinter Theatre)에서 오는 28일부터 12주간의 공연을 확정했다. 

스토리, 오케스트라, 연출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초연임에도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사랑과 상실, 그리고 음악의 구원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탄탄한 퍼포먼스에 진심 담긴 스토리텔링은 공감을 주며, 사랑과 음악의 지속적인 힘을 일깨워 줄 것이다.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8월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