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공연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대표 국제공연예술제, 3주차 기대작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2022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2022 SPAF)'가 3주차를 맞이하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소개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땡큐, 돈키호테'(10.20.~21., 국립정동극장 세실)는 지역의 우수 공연을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재)부산문화회관과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협력하여 선보이는 작품이다. 유명 소설의 캐릭터를 차용하는 신선한 시도로 우리의 삶을 말하는 이 작품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직면하는 사람들이 ‘돈키호테’의 일갈을 통해 관객들에게 삶을 넘어선 가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부산문화회관이 주최하는 2022 부산콘텐츠페스타에 공식 선정작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먼저 작품을 선보인 후, 10월 마지막주에 부산문화회관 사랑채에서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실제 사건을 탐구하는 무대도 '2022 SPAF'를 꾸민다. 크리에이티브 VaQi의 '섬 이야기'(10.20.~23.,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이다. 크리에이티브 VaQi는 생존자 및 연구자들을 인터뷰하며 오늘날 4.3 사건을 기억하고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탐구해왔다. 우리에게 다시 연극은 무엇이고, 연극을 통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마주하게 하는 <섬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자료, 피해 생존자의 증언, 연구자의 언어, 활동가들의 기록 등을 무대 위 배우들을 통해 오롯이 전달하고자 한다.
'부재자들의 회의'(10.20.~23.,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2014년 '100% 광주' 이후 한국을 다시 방문하는 '리미니 프로토콜'이 선보이는 작품이다. 회의의 연사들이 본인들을 ‘부재자’로 자처하고, 자신들의 발표자료를 회의가 열리는 그 장소(도시)의 시민들에게 넘겨주며 작품은 시작된다. 아무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지 않지만 개최되어야만 하는 이 ‘부재자들의 회의’를 리미니 프로토콜 단체만이 가지는 고유의 연출적 기법을 사용하여 관객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이곳 서울에서 개최되는 회의에 부재하는 연사들의 다양한 일대기, 이야기, 사상과 입장들이 매일 밤 극장에서 새로운 ‘몸’을 찾아 나선다.
2022 SPAF와 국립현대무용단의 콜라보도 주목할 만하다. 안무가 김보라 X 기어이 주식회사의 '동시감각'(10.21.~23.,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안무가 김보라와 기어이 이머시브 스토리텔링 스튜디오의 협력 작업으로,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초연된 <점.>의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리서치 프로젝트다. 2022 SPAF의 세 번째 과정공유 작품으로, ‘점’에서 시작되는 미시적인 것에서 거대 시점까지 확장되는 감각의 영역을 다루며 퍼포머와 관객이 함께 다양한 몸의 반응과 현상에 주목한다. 가상현실의 공간 특성을 활용한 무용 VR 공연 개발을 위한 탐색과 실험의 과정을 공유한다.
조은희의 '포스트 음악극 시'(10.21.~22.,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텍스트와 음악이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백석의 시에서 출발, 시(Poetry)와 텍스트로 탐구 범위를 확장했고, 이후 음악을 다룬 글과 음악가의 이야기에 이르렀다. 이 공연은 '음악으로 만드는 서사의 가능성'이란 질문에 음악을 텍스트로 한 다채로운 음악적 실험으로 답한다. 음악 자체가 서사된 무대는 한국음악과 서양음악 사이를 오가며 음악과 언어, 텍스트의 입체적인 관계에 집중한다.
R.A.M.a의 '제너레이션: 자화상의 결투'(10.21.~23.,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는 <2022 아비뇽 오프(Avignon-off)축제 참가작>으로, 78세와 23세의 두 무용수가 주인공이다. 안무가 파브리세 라말린곰은 두 무용수를 통해 세대 간 관계의 문제를 주목한다. 안무가를 통해 연결된 이들은 무대 위에서 존재하지 않은 채로 서로를 뒤엉켜 가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파브리세는 <제네레이션>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이 상반되어 보이는 두 몸의 만남, 두 세대 간의 대화가 몸짓으로 새로이 탄생된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축제 첫주차에 <모든 사람은 아프다>로 관객을 만났던 유진규 마임이스트와 작품의 무용수 장 로셰로의 ‘예술과 나이듦’에 대한 대담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 만하다. (10.19., 홍익대대학로캠퍼스 교육동 13층)
‘전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2022 SPAF'는 예술의 영역에서 전환되고 있는 다양한 가치와 관점들, 그리고 형식들에 주목하여, 현대인의 삶, 색다른 감각의 예술을 담아냈다. 축제의 작품과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예매는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인터파크 티켓,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