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 궁중기록화의 명맥을 잇는 특별전 ‘궁중 기록화, 맥을 잇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1월 4일부터 30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B2) 인근 70m 길이의 통로 전면을 병풍 형태의 대형 기록화로 채워, 관람객에게 ‘걷는 전시’의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궁중 기록화 맥을 잇다_포스터-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궁중 기록화 맥을 잇다_포스터-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번 전시는 천만 관객 영화 〈파묘〉의 촬영지로 알려진 ACC 지하 2층 통로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프로젝트로, 궁중기록화 명인 송연 이맹자 작가의 대표작 7점이 설치된다. 이 작가는 수십 년간 한국 전통 궁중기록화를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인물로, 전통회화의 장엄함과 정교함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수군조련도(세로 200cm × 가로 552cm, 10첩), 수원화성능행도(205×608cm, 8첩), 곽분향행락도(182×310cm, 10첩), 요지연도(183×360cm, 8첩), 태평성시도(185×472cm, 8첩), 평양감사행렬도(162×592cm, 8첩), 진찬도(181×368cm, 8첩) 등 한국 궁중문화의 정수를 담은 기록화 병풍들이 대거 공개된다.

특히 대표작 〈통제영 수군조련도〉는 조선시대 삼도수군이 통영에서 합동 훈련을 벌이는 장면을 묘사한 대형 병풍으로, 실제 훈련 장면이 아닌 완전한 진형을 시각화한 ‘개념 기록화’이다. 병선의 배열과 장식, 인물 배치는 군사 교본인 '병학통'과 정확히 일치하며, 실제 유물과 비교해도 사실성이 높아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수군 조련도 200x552cm(10첩)-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수군 조련도 200x552cm(10첩)-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또 다른 대표작 〈수원화성능행도〉는 정조 20년(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과 사도세자의 현륭원 행차를 기록한 궁중기록화다. 8폭 병풍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효와 왕권, 그리고 민심의 화합’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예술적 기록물로, 정조의 통치 철학을 회화로 구현한 명작으로 평가된다.

수원화성능행도 205x608cm(8첩)-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수원화성능행도 205x608cm(8첩)-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김상욱 전당장은 “이맹자 작가는 수십 년간 우리 전통기록화의 맥을 꿋꿋이 이어온 장인으로, 이번 전시는 그 열정과 예술정신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ACC는 앞으로도 창제작 중심기관으로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예술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단순한 미술 감상이 아닌, ‘왕조의 기억과 미학이 흐르는 길’을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200년 전 궁중의 화려함과 질서를 담은 기록화들이 현대의 공간 속에서 다시 호흡하며, 한국 전통회화의 장엄한 서사를 현대인의 시선으로 되살려낸다.

전시개요
전시명: 궁중 기록화, 맥을 잇다
기간: 2025년 11월 4일 ~ 11월 30일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 옆 통로
전시작가: 궁중기록화가 송연 이맹자
주요작품: 수군조련도, 수원화성능행도, 곽분향행락도, 요지연도, 태평성시도, 평양감사행렬도, 진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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