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예술과 논란을 넘어 새로운 평가의 무대로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이호갤러리(대표 이호정)에서는 2025년 11월 2일 오후 3시, 한국 현대미술계의 상징적 인물이자 논쟁의 중심에 서왔던 조영남 작가의 작품경매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경매를 넘어, 오랜 세월 동안 대중의 시선 속에서 예술의 본질과 창작의 의미를 몸으로 증명해온 작가를 재조명하는 자리였다.
예술로 돌아온 조영남, “논란을 넘어 화폭으로”
이날 행사는 사회 김종석 교수의 진행으로 시작되어, 이호정 대표의 인사말과 함께 막을 올렸다.
클래식 가수 배장흠, 소프라노 임영인, 가수 이화숙, 여성 보컬그룹 엔젤디바, 그리고 가수 조영남의 축하 무대가 이어지며, 행사는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조영남 작가는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노래로 감동을 더했으며, 오랜 세월 그를 따라다닌 ‘대작 사건’에 대한 6년 만의 무죄 판결 발표가 현장에서 공식적으로 공유되면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호정 대표는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자리가 아니라, 한 예술가의 명예를 되찾는 상징적인 무대”라며 “예술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조영남 작가는 그 진정성을 50년간 예술로 증명해왔다”고 강조했다.
화투에서 태극기까지-조영남식 ‘한국 팝아트’의 본질
조영남의 작품세계는 대중과 가장 가까운 언어로 예술을 이야기해왔다.
그의 대표작인 ‘화투 시리즈’를 비롯해 ‘태극기 회화’, ‘바둑판 연작’, ‘소쿠리·노끈 오브제 시리즈’ 등은 평범한 일상의 물건들을 예술의 세계로 끌어올린 한국적 팝아트의 결정체다.
그의 회화는 늘 유쾌하고 대담하다.
서양의 피카소, 몬드리안, 만 레이, 밀레 등의 작품을 차용하면서도 그 안에 한국적 정서를 녹여내며, “조영남식 재해석”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는 기존의 미술 담론이 외면해온 ‘통속성’과 ‘대중성’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시도이자,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예술언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호갤러리 관계자는 “그의 화투 그림은 이미 조영남 그 자체의 상징이다.
그의 예술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삶·권력에 대한 통찰이 녹아 있는 철학적 회화”라고 설명했다.
경매로 열린 새로운 예술시장-‘소유와 공감의 미학’
이번 경매에는 총 5점의 대표작이 출품되었으며, 특히 ‘청계천 풍경’ 작품이 낙찰되었으며, 이외에도 작가의 화투 연작과 오마주 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이 현장 응찰을 통해 거래되었다.
이호정 대표는 “이번 경매전은 작품을 단순히 거래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을 넘어, 예술가의 생애와 정신을 함께 공유하는 ‘참여형 예술시장’으로 발전시키는 실험적인 시도”라며, “앞으로도 대중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소유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으로 갤러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가의 회복-“무죄 판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6년 동안 이어진 ‘대작 사건’은 조영남의 이름을 세간의 논란으로 몰아넣었지만, 법원은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 타인의 손이 개입했다고 해서 예술성이 부정될 수 없다”고 판결하며 무죄를 확정했다.
이 판결은 ‘예술의 정의’와 ‘창작의 주체성’을 다시 묻는 사회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조영남은 이번 전시에서 “나는 여전히 화투를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그게 나의 인생이고 나의 예술이다”라며 “예술은 자유를 표현하는 행위이며, 그 자유가 바로 예술가의 생명”이라고 말했다.
이호갤러리의 새로운 도전-“예술을 시장으로, 시장을 문화로”
이호갤러리는 이번 조영남 경매전을 계기로 ‘작가 중심 예술시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 이호정은 “이제 미술시장은 단순히 작품 판매의 공간이 아니라, 작가와 대중이 교감하는 문화 네트워크의 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며 “이호갤러리는 앞으로도 원로 작가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기획전 형태로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출연진 전체의 합동공연과 함께 ‘예술의 자유와 회복’을 기념하는 피날레로 막을 내렸다.
조영남의 예술 인생 50년을 되짚는 이번 경매전은, 단순한 상업 행사를 넘어 예술가의 존엄과 자유를 회복하는 역사적 장면으로 남았다.
전시 및 경매 개요
전시명: 조영남 작품경매전 & 초대전 (일주일 전시)
일시: 2025년 11월 2일(일) 오후 3시
장소: 이호갤러리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
주최: 이호갤러리
대표: 이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