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령: 영혼의 기술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강령: 영혼의 기술(Conjuring: Technologies of the Soul)'이라는 주제로 오는 2025년 8월 26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을 비롯한 서울의 여러 장소에서 펼쳐진다.
이번 비엔날레는 오컬트(occult), 신비주의, 영적 전통 등 비가시적 세계로부터 영감을 받은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참여해 ‘영혼’과 ‘기술’이라는 상반된 개념의 만남을 탐구한다. 물질 중심의 자본주의 문명과 합리주의적 사고체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 속에서, 인간의 감각과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시다.
“영혼의 기술”-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접속
‘강령(降靈)’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한 이번 비엔날레는 단순히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언어를 탐구한다.
기획진은 “이번 비엔날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영혼과 에너지, 기억과 감응의 차원을 예술의 기술로 다시 불러들이는 시도”라며, “자본주의 근대가 구축한 합리성의 논리를 넘어 새로운 감각적 경험의 체계를 탐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참여 작가들은 전통적 강령술이나 주술적 의식, 명상과 예언, 그리고 인공지능과 미디어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영적 기계’를 예술적 언어로 구현한다. 이들은 회화, 영상,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재구성하며, ‘보이지 않는 것의 정치학’을 시각화한다.
“예술은 또 다른 의식의 매개체”
비엔날레의 제목에 담긴 ‘영혼의 기술(Technologies of the Soul)’은 기술을 단순히 기계적 수단이 아닌 ‘감응의 장치’, 즉 인간 내면의 심층적 차원과 연결되는 도구로 확장해 해석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기술이 인간의 감각과 사고를 어떻게 매개하고 확장시키는지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면서도, 예술을 통해 기술이 다시 ‘의식의 매개체’로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각국의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커미션 신작과 기존 주요 작품, 그리고 재제작된 설치 작품을 포함해 대규모로 구성된다. 특히 동서양의 영적 전통, 점성술, 샤머니즘, 무속, 그리고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교차하는 다층적인 전시로, 예술이 다시 ‘강령적 행위’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한다.
“깨어 있는 삶 너머 세계로의 초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그동안 기술과 매체, 도시, 감각의 변화를 주제로 시대정신을 반영해왔다. 이번 13회 비엔날레는 그 연장선에서, 근대적 합리성의 틀을 넘어선 ‘비가시적 세계와의 교감’을 제시하며 예술이 가진 치유적·영적 힘을 조명한다.
기획자는 “이번 비엔날레는 깨어 있는 삶의 바깥, 즉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접속에 대한 인간의 오래된 열망을 예술의 언어로 실험하는 자리”라며 “예술이 다시 영혼의 기술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은 2025년 8월 26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진행되며, 현대 예술과 영성, 기술이 교차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관람객을 초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