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10월 21일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2025년 10월 15일 오후 5시, 왕열 작가의 기획초대전 ‘Wang Yeul – Utopia 명상’의 막이 올랐다.
이번 개막행사는 단국대학교 조세연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기산 정명희 선생의 축사, 왕열 작가의 인사말, 부인 인사,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이승민 의장의 축사, 그리고 Vn 최예술, 박세진, Va 민은경, Vc 이주연이 참여한 현악 앙상블 공연으로 이어졌다.
전시장은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유려한 말의 형상이 빛과 그림자 사이를 유영하듯 떠오르는 왕열의 작품들은 ‘명상적 회화’라는 주제를 함축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정적인 사유의 공간으로 초대했다.
K미술, 그 정체성을 향한 사유
왕열 작가는 인사말에서 “이 전시는 광화문 아트페스티벌 기간 중 특별초대전으로 이루어졌으며, 30년 전 이 공간을 바라보며 언젠가 전시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현실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K-미술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실험적 무대’라 정의하며, 한국미술의 본질을 이루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언급했다.
“첫째는 기운생동(氣韻生動), 생명의 기운이 흐르는 그림.
둘째는 스밈과 번짐, 화면 위의 흔적이 아니라 정신의 파장으로 확장되는 표현.
셋째는 시적인 여백, 많이 그리지 않고 키워드로 요점을 남겨 사유의 공간을 여는 것.
넷째는 상징, 즉 눈에 보이는 말이지만 실은 인간의 삶, 아버지의 헌신, 현대인의 자화상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여백의 미, 단순히 남겨진 공간이 아닌 사유의 무대입니다.”
왕열의 언어는 단순한 설명을 넘어, 한국미술이 지닌 정신적 맥락을 회화적 언어로 옮겨내는 철학의 고백이었다. 그는 말을 단순한 동물의 형상이 아닌, “현대인의 초상”으로 해석했다. 다리가 길게 늘어난 말은 “묵묵히 살아온 세월을 회상하며 명상하는 인간의 형상”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말과 명상, 상징의 회화적 전이
‘Utopia 명상’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사유가 확장된 세계다. 화면 속의 말들은 움직임을 멈춘 듯 서 있으나, 그 정적 속에서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진동이 느껴진다. 왕열은 붓질을 최소화하고 여백을 확장시킴으로써 관람자의 상상 속에 또 하나의 공간을 열어둔다.
그의 작품에서 ‘명상’은 피안(彼岸)의 사유이자 현실의 반성이다. 한국 회화 전통의 여백과 번짐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은유한다. 붉은 실크, 청색의 음영, 그리고 말의 긴 다리는 모두 한국적 미감과 보편적 상징이 교차하는 시각적 언어로 작동한다.
감사의 예술, 나눔의 미학
왕열 작가는 “이번 전시는 많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으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 작품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전하며 진심 어린 인사를 남겼다.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는 장이 되었다.
한국미술, 정신의 중심을 향하여
왕열의 회화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한국미술의 정신, 즉 ‘기운생동’과 ‘여백의 시학’이 살아 숨 쉰다.
그의 작품은 관람자에게 질문한다.
“한국미술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 답은 어쩌면 캔버스의 여백 속, 혹은 고요히 서 있는 말의 눈빛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전시 개요
전시명: Wang Yeul – Utopian Meditation
기간: 2025년 10월 15일 ~ 10월 2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전시실
주최: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사회: 조세연 교수(단국대학교)
축사: 기산 정명희,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이승민
공연: CAST/PLAYER 현악 앙상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