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해성 기자] 비 내리는 날, 우산을 든 사람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 안에는 고독과 위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신의 손길이 함께 머문다.
2025년 10월 1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마포구 갤러리칠에서 열리는 박영희 작가의 개인전 〈God Bless You〉는 이러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아트코리아방송의 부회장이기도 한 박영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비’, ‘우산’, 그리고 ‘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삶 속에서 고통과 회복, 신앙과 확신이 스며드는 순간들을 조용히 그려낸다.
그에게 비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때로는 상처를, 때로는 치유를 불러오는 시간의 은유이자, 인간이 맞이하는 시련과 회복의 흔적이다.
비바람 속 우산은 그 속에서도 우리를 감싸는 하나님의 보호와 사랑을 상징한다.
박영희의 작품은 그 안에서 인간이 겪는 슬픔과 평안을 동시에 품어낸다.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특히 작가의 시그니처인 ‘실’은 이번 전시에서 더욱 돋보인다.
그가 화면 위에 얹은 실은 관계의 연결, 기억의 흔적, 그리고 믿음의 끈을 상징한다.
박영희는 “삶은 얽히고 풀리기를 반복하지만, 결국은 이어지는 길 위에 있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실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의 비유로 다가온다.
끊어지고 이어지는 그 실들 사이에서 우리는 인간의 관계, 상처, 그리고 회복의 순간을 발견하게 된다.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작가의 화면은 두꺼운 물감층으로 이루어진 질감이 강렬하다.
임파스토 기법으로 쌓인 물감은 마치 세월의 흔적처럼 남아 있으며, 그 위에 얹힌 실들은 그 시간들을 하나로 엮는다.
표면의 울퉁불퉁함은 감정의 요철처럼 느껴지고, 그 질감은 시각을 넘어 감각으로 전해진다.
그녀의 작품 앞에 서면 마치 손끝으로 마음의 결을 더듬는 듯한 감정이 스며든다.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하나의 작품을 여러 개의 캔버스로 나눈 시도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삶은 수많은 조각 같은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고 이야기한다.
각각의 화면은 하나의 기억이자 감정이며, 그것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 속에서 박영희는 물감의 두께와 실의 결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관계의 복잡함, 그리고 신앙의 깊이를 동시에 담아낸다.
그 결과 작품은 하나의 직물처럼, 신의 손길로 엮인 인생의 직조물을 떠올리게 한다.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비 속에서도 축복은 내린다'-박영희 개인전 'God Bless You'-사진제공 박영희 작가

작품 속 붉은 우산은 특히 인상적이다.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서 있는 그 우산은 믿음의 확신이자, 작가가 오랜 시간 신앙을 바탕으로 삶을 견뎌온 증거다.
그 우산은 단지 피난처가 아니라, 축복이 머무는 자리로 느껴진다.

〈God Bless You〉는 단지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그것은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믿음의 기록이며, “삶이 아무리 혹독해도 봄은 반드시 온다”는 작가의 확신이 담긴 시각적 고백이다.
비 내리는 날, 갤러리칠의 전시장 안에서 우리는 조용히 속삭이는 작가의 메시지를 듣게 된다.

“당신의 삶에도 축복이 내리길,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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