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2관에서 청년 시각예술가 차창욱 작가의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가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연휴 기간에도 정상 운영된다.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이번 전시는 ‘선입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막을 주제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거리감과 단절을 ‘가로막힌 사이’라는 개념으로 시각화한다. 작가는 학창 시절 자신이 성적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로 취급받던 경험을 회고하며, 한 선생님이 건넨 “무엇을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평가가 아닌 ‘관심’으로 다가왔던 한 어른의 시선이 선입견을 걷어낸 계기가 되었고, 그 경험은 작가의 예술적 태도로 이어졌다.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그러나 시간이 흘러 자신이 ‘선생님’의 위치에 서게 되었을 때, 사회 속에서 특정 대상을 ‘멀리해야 할 존재’로 규정짓는 또 다른 선입견의 구조를 목도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 역시 무의식적으로 누군가를 구분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러한 자각에서 이번 전시가 시작되었다고 밝힌다.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간을 가로지르는 반투명한 천이 관람자의 시선을 가리고, 그 사이로 투사되는 영상이 흐릿하게 흔들린다. 물방울이 떨어지고 번지는 영상은 계속해서 굴절되고 중첩되며, 보는 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왜곡의 틈 사이로 ‘좋은 어른들’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기억의 파편들이 숨겨져 있다. 그것들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며, 오직 ‘들여다보는 태도’를 지닌 관람자만이 발견할 수 있다.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이는 작가가 말하는 “가로막힌 사이 너머를 보려는 태도”를 물리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장치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관계의 거리, 쉽게 단정할 수 없는 타인의 삶을 관객 스스로 느끼도록 유도한다.

차창욱 작가는 “선입견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들여다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그것은 단순히 보는 행위가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려는 감정적 거리의 이동”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업은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무형의 장벽을 향한 성찰로 확장된다.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차창욱 개인전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선입견의 장막 너머, 들여다보기의 미학-사진제공 전주 한옥마을 교동미술관

'가로막힌 사이의 우리'는 설치와 영상이 결합된 감각적 전시로, 개인의 내면적 반성과 사회적 메시지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가까이 다가가야만 보이는 것들’을 통해 관람자는 선입견의 장막 너머, 우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관계의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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