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6관에서 2025년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제6회 손도창작회 회원전 '오색물결'은 제목 그대로 다채로운 색채와 해석이 넘실거리는 전시다. ‘여섯 번째 이야기’라는 부제 아래 마련된 이번 전시는 손도창작회 소속 작가 20인이 각자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민화 창작의 향연을 보여준다.
오색의 흐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다
‘오색물결’이라는 전시명은 단순한 장식적 수사가 아니다. 참여 작가들이 전통 민화의 모티브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를 재해석한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작품들은 전통의 기법과 문양을 이어받으면서도, 현대인의 감각과 시각적 언어가 결합되어 관람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평면 회화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민화, 현대적 섬유화, 서예, 도예, 서양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아우른다. 이는 민화가 단순히 옛 그림의 재현이 아니라,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적 실험의 장임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민화, 일상의 벽을 넘어 예술로
손도창작회 대표 손현주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20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아름다운 색채여행’을 한자리에 모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대 민화의 매력을 느끼고 마음속에 오색물결을 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민화는 과거 서민들의 일상 속에서 희망과 염원을 담던 생활 그림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작가들에게 민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실험적 창작의 매개로 기능한다. 이는 오늘날 민화가 전통예술의 범주를 넘어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작가와 다층적 해석
이번 전시에는 손현주, 강춘희, 김경희, 김명남, 김미순, 김차영, 김화미, 김희, 남정순, 박경순, 엄미애, 원혜원, 이상미, 전은선, 최은미, 허인수, 황훈영 등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의 작품은 각기 다른 색채와 질감을 지니면서도 공통적으로 ‘민화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큰 줄기를 공유한다. 누군가는 고전적 화조도와 길상문을 현대적 색채로 풀어내고, 또 다른 이는 추상적 리듬과 섬유적 질감을 통해 전통 문양의 에너지를 재해석한다. 도예와 서예를 넘나드는 작업 역시 이번 전시의 특징으로, 민화의 범주를 확장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현대민화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자리
'오색물결'은 단순한 동호회의 정기전이 아니다. 이번 회원전은 민화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로서 여전히 유효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다. 전통 민화의 상징적 모티브와 현대적 조형감각이 조우할 때, 관람객은 익숙한 정서를 재발견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적 자극을 경험하게 된다.
짧은 전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 여섯 번째 이야기는 한국 현대 민화의 확장성과 실험 정신을 한눈에 보여주는 귀중한 기회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