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뒤셀도르프의 Sies + Höke 갤러리는 중국 출신의 현대 회화 작가 셰레이(Xie Lei)의 첫 개인전 'Désarroi'이 2025년 9월 26일~2026년 2월 22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년 카프리(Caprii)에서의 개인전에 이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신작 회화 10점과 종이 위 작업 22점으로 구성되며, 관객을 혼돈과 불안의 세계로 초대한다.
전시 제목인 ‘Désarroi’는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붕괴, 소멸, 부패, 패배, 정신적 당황을 포괄하는 용어다. 셰레이는 일상의 순간이 아닌 예외적이고 전환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특정 성별이나 연령을 지니지 않으며, 유령 혹은 익명의 존재처럼 등장해 서로를 껴안고 불꽃 속에서 녹아내리며 사랑과 폭력의 경계가 모호한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지만 우연이 아닌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깊은 심리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셰레이는 1983년 중국 안후이성 화이난에서 태어났으며,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을 거쳐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시각예술 실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2016). 그는 파리에 도착한 이후 회화의 고전적 매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왔다. 2025년에는 프랑스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마르셀 뒤샹 상(ADIAF)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동료 작가 비앙카 본디, 에바 닐슨, 라이오넬 사바테와 함께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특별 전시에 참여한다.
'Désarroi'는 셰레이가 세계와 인간 내면의 불안정한 상태를 어떻게 회화로 시각화하는지 보여주는 자리이자, 그가 회화를 통해 구축해온 서사의 정점을 드러내는 전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