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와 정신을 계승해 온 이형회(以形會)가 창립 40여 년의 전통을 이어가는 뜻깊은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사사무은(事師無隱)’이라는 부제를 내걸고 9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항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영원히 살아 있는 스승, 장두건 화백의 예술혼을 다시 새기고자 하는 이형회의 정신을 담고 있다. ‘사사무은’은 스승을 섬기되 질문과 비판에 열린 창의적 예술세계를 지향한다는 뜻을 지니며, 이형회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장두건 화백과 직접 교류하지 못한 세대의 작가들까지 그의 정신을 존중하며 창작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은 한국 화단에서 드물게 찾아볼 수 있는 ‘의로운 단체’의 면모를 보여준다.
전시가 열리는 포스코갤러리는 포항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산업화의 상징인 철강도시 포항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바다와 자연을 품은 포항의 풍광은 장두건 화백에게 예술적 자원이 되었으며, 고향의 뿌리를 지닌 예술가들에게도 풍부한 영감을 제공했다. 이번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이 함께하는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화백의 작품과 유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이형회 권숙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예술가의 몫은 대중의 마음에 등불을 밝히는 것”이라며, 이 전시가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예술가들의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의력이 합쳐진다면 혼탁한 화단에 맑은 물이 흐르게 될 것”이라며, 이형회가 ‘예술전도사’로서 도약하기를 기대했다.
40여 년간 스승의 정신을 존중하며 의리로 단결해 온 이형회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연의 미학’을 다시금 확인한다.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잊히지 않고 존경과 동행으로 이어지는 전시는 한국 화단에 귀한 본보기가 된다. 강강수월래의 원무처럼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는 예술가족으로서, 이형회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까지 나아가고자 한다.
2025년 가을, 포항에서 열리는 ‘사사무은 展’은 장두건 화백의 예술혼을 다시 새기며, 한국 미술계에 빛을 더하는 기념비적인 자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