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만으로 감상하는 전시의 의미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 1·2층에서 9월 1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열리고 있는 박영훈의 세 번째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Invisible precious things 2025’는 작가 부재의 현장에서 촬영된 작품만의 기록으로 다시금 독해되었다. 이는 단순한 회화 감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작가가 없는 전시’라는 상황이 오히려 작품의 자율성과 감각적 층위를 전면에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작가 없는 전시, 작품만의 언어
현장에서의 경험은 흥미롭다. 보통 개인전은 작가의 설명과 대화 속에서 작품이 맥락화되지만, 이번 촬영은 작품만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에 집중되었다. 작가의 부재는 침묵이 아니라 오히려 작품이 스스로 발언하게 하는 통로였다. 알루미늄 패널 위에 자동차 안료와 고접착 테이핑으로 형성된 화면은 빛의 반사와 굴절만으로도 충분히 서사를 생산한다. 관람자는 설명 대신, 스스로 감각을 열어 작품과 맞닿는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빛과 파장, 그리고 자율적 화면
작품은 매체적 차원에서 ‘빛의 파장’을 시각적 체험으로 확장한다. 테이핑 점들이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리듬은, 작가의 의도가 아닌 공간과 조명,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주된다. 즉, 박영훈의 화면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자리와 시간에 따라 다른 빛의 언어를 발화한다. 이번 영상 촬영은 그 자율적 언어가 여실히 드러나는 과정이었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기억과 낯섦의 충돌
촬영된 작품 속에는 장난감, 기념품, 캐릭터 등 익숙한 오브제들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본래 맥락의 사물이 아니다. 팝아트적 차용과 초현실주의적 ‘데페이즈망’ 기법 속에서 낯선 배열로 재구성된다. 작가의 부재는 오히려 이 낯섦을 더 선명하게 했다. 설명이 없는 자리에서 관람자는 스스로 기억을 소환하며, 잊고 있던 사물과 감정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마주침
박영훈의 화면은 단순히 오브제를 그린 것이 아니라, 공기·소리·파장 같은 무형의 요소를 회화적으로 번역한다. 작품만을 찍어온 영상 속에서도 관객은 빛의 번짐, 색의 반사, 사물의 단절과 재조합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인식한다. 이는 회화가 물질적 재현을 넘어, 감각적·철학적 층위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작가 없는 기록, 또 다른 해석의 장치
이번 취재가 보여주는 것은, 작품만의 기록이야말로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이다. 관람자는 작가의 언어가 배제된 상태에서 스스로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을 읽어내야 했다. 이는 작품이 가진 본연의 자율성과 회화적 실험의 본질을 더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박영훈 개인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작가의 부재 속에서 마주한 작품-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결론적으로, 박영훈의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2025’는 영상 촬영이라는 기록 방식 속에서도 충분히 낯섦과 기억,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교차를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도 작품이 스스로 발언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며, 회화가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어떻게 감각적·예술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지를 묵직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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