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 인터뷰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아트코리아방송은 2025년 9월 23일, 서울 한국화랑협회 사무실에서 이성훈 회장을 만나 Kiaf 이후 성과, 제도 변화 대응, 국제 교류 전략을 10개의 질문으로 심층 점검했다. 진행은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이 맡았다. 아래는 핵심 요지와 문답 정리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 -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 -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핵심 요약
Kiaf·Frieze 동시개최로 서울은 아시아 핵심 허브 위상 강화. 관객 증가와 판매 개선 등 정량·정성 성과 확인.

한국 미술시장은 급팽창 국면을 지나 ‘질적 성숙기’로 전환. 투자 중심에서 감상·애호 중심으로 층이 재편.

미술진흥법 하위규정(신고제·재판매보상금·표준서식 등) 제정이 최대 변수. 협회 TF가 현장 의견을 입법에 반영 중.

화랑의 본질은 작가 발굴·육성. 협회원 선발 기준을 기획력과 프로그램 중심으로 엄격히 운영.

국제교류는 엑스포 시카고 등 성과 기반으로 다각 확대 검토. 신진 화랑·작가를 위한 ‘플러스 섹션’과 교육·멘토링 강화.

이승근 관장과  이성훈 회장-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이승근 관장과  이성훈 회장-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1. Kiaf를 마치고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이성훈 회장은 “행사가 끝났지만 일은 시작”이라고 잘라 말했다. 내년 시행될 화랑업 등 미술서비스업 신고제, 후년 시행될 작가 재판매보상금 제도의 세부 기준이 아직 시행령 단계에 있어, 협회는 TF를 꾸려 현장 친화적 규정이 되도록 의견서를 준비 중이다. 동시에 Kiaf 제도 개선안도 즉시 검토에 착수했다.

2. Kiaf·Frieze 동시 개최의 실질적 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도 관객 수와 판매 실적은 예상을 상회했다. 무엇보다 서울이 가을 시즌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의미 있다. 정부의 서울아트위크와의 결합 효과로 대중화와 세계화가 동시 진행되는 구조가 마련됐다.

3. 한국 미술시장의 현재 진단
“양적 팽창은 끝나고 질적 강화 국면으로 들어섰다.” 팬덤성 투자 수요가 걸러지며, 감상·애호 중심의 컬렉터 층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작가·갤러리·컬렉터의 관계를 건강하게 재정립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과제다.

4. 두 국제 아트페어가 한국 미술에 미친 영향과 국제교류 전략
Kiaf와 Frieze의 동시 개최는 서울을 아시아는 물론 세계 미술의 핵심 허브로 끌어올렸다. 해외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를 적극 소개했고, 해외 기관·컬렉터의 관심이 구조적으로 확대됐다. 협회는 이를 상시 네트워크로 제도화해 교류 프로그램과 해외진출 지원을 확대한다.

5. 엑스포 시카고 사례와 파급
올해 4월, 협회 명의로 한국 화랑 20곳이 공동 참가했다. 단색화 특별전과 수준 높은 큐레이션으로 현지 평판을 끌어올렸고, 미술대학·박물관 등과의 접점을 넓혔다. 회장은 “한국 참여가 박람회 전체의 수준을 올렸다”는 현장 평가를 전했다. 유사 모델의 해외 공동 진출을 검토 중이다.

6. 제도 변화 대응: 신고제·재판매보상금·표준서식
2026년 7월 26일부터 화랑·미술서비스업은 신고수리증 없이 영업할 수 없다. 신고 기준·절차, 재판매보상금의 정보 제출 범위와 방식, 표준계약서·감정서·진품증명서 서식 고시 등 핵심이 미정이어서 혼란 가능성이 크다. 협회 정책 TF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속 협의하며 시행령·고시에 현장의 논리를 반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7. 법조인 출신 회장의 리더십
23년 법원, 16년 변호사 경력을 지닌 이성훈 회장은 “규정과 시스템 없는 운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정관·규칙 정비, 의사결정의 투명성, 책임소재의 명확화가 협회 운영의 기본이며, 제도 변화에도 법리와 절차로 대응해 회원 권익을 지킨다는 원칙을 밝혔다.

8. 취임 첫해의 난관과 해결 방식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Kiaf 준비는 쉽지 않았다. 전시장 구조·동선·휴게 공간 등 하드웨어를 전면 손질했고, 실무진과 집행부의 합의형 의사결정으로 리스크를 분산했다. 결과적으로 현장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회장은 “한 사람이 다 알 수 없다. 팀워크와 경청이 해법”이라 밝혔다.

9. 화랑·작가 권익 보호의 실행 장치
새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현 제도가 시장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협회는 회원 화랑 대상 법률상담과 실무 교육을 확대하고, 대중·예비 컬렉터 대상 토크 프로그램을 정례화해 시장의 신뢰 기반을 넓힌다. 회원 선발은 기획전 이력과 작가 육성 능력을 핵심 기준으로 엄격히 적용한다.

10. 투명성과 신뢰, 신진 생태계, 국제 비전
일부 불법 영업으로 발생한 대형 피해는 시장 신뢰를 해쳤다. 협회는 감정 전문인력 양성, 시가감정·아카데미 강화, 유통·거래환경 개선 교육으로 대응한다. 신진 화랑·작가를 위한 Kiaf 플러스 섹션과 화랑미술제 ‘주목 작가’ 프로그램을 확대해 성장 사다리를 견고히 한다. 국제무대에서는 공동 부스, 정부 협력 프로그램, 멘토링 패키지로 실질 지원을 추진한다. 구체 프로젝트는 다수 후보군을 협의 중이다.

Kiaf 이후의 성과와 숙제, 이성훈 회장이 말하는 한국 미술의 다음 단계-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Kiaf 이후의 성과와 숙제, 이성훈 회장이 말하는 한국 미술의 다음 단계-사진촬영 최윤영 기자

 

맺음말
이성훈 회장은 “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미술은 세계로 뻗고 있다. 협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안정적 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위해 실무로 뛰겠다”고 밝혔다.
급팽창의 열기 뒤에 찾아온 성숙기의 한국 미술시장, 이제는 제도와 신뢰, 그리고 작가 육성의 힘으로 다음 단계의 도약을 준비할 때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