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수원시립미술관(관장 남기민)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동시대미술전 '공생'을 오는 9월 26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사운드·문학을 넘나드는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예술적 실험을 통해 던진다.
전시 주제인 ‘공생’은 단순한 화합을 넘어 낯설고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특별한 조화를 뜻한다. 전시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회화, 사운드, 문학이라는 각기 다른 장르가 서로 교차·확장하는 장을 마련했다.
참여 작가들은 수원시립미술관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신작 7점을 선보인다.
회화 부문 윤향로는 굴 껍질 형태의 비정형 캔버스 신작 <오이스터>(2025)를 통해 공간과 호흡하는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높이 8.8m 전시 공간에 매달린 작품은 내부와 외부, 경계와 연결의 상징으로서 공생의 풍경을 드러낸다.
사운드 아티스트 유지완은 다중 채널 사운드 작업 <그 밤 꿈>과 <통로>를 선보인다. 무성영화, 변사의 목소리, 주변부 잡음을 재조합해 전시장을 유령 같은 소리의 무대로 변환시킨다. 관람객은 남겨진 소리와 현재의 공간 속에서 새로운 공생의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소설가 민병훈은 단편소설 '서로에게 겨우 매달린 사람들처럼'을 통해 문학을 전시장에 도입한다. 부재한 존재와의 관계를 탐색하는 글쓰기를 통해 공생을 서사적 차원으로 확장한다.
'공생'은 관람객이 카펫 위로 입장해 머무는 무대형 전시로, 소리와 글, 회화가 얽힌 감각적 환경을 경험하도록 구성되었다. 전시는 회차별 80명으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며, 네이버 사전예약(50명)과 현장 발권(30명)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회차별 관람 시간은 50분 단위로 운영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릴레이 소설쓰기: 너를 찾기’가 진행된다. 민병훈 작가의 소설 속 장소와 키워드를 단서로 관람객이 이어 쓰기를 하는 방식이며, 작성된 글은 미술관 2층 라이브러리에서 수시로 갱신·공유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수동적 감상이 아닌 적극적 참여자로서 전시의 일부가 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예술 실천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여러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풍경을 상상하는 무대적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예술의 언어로 제안된 공생의 감각을 새롭게 체험하고,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생'은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예술이 사회와 맺는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으로서 그 의미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