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유리 매체를 시각 언어로 확장해온 이은경 작가가 ‘2025 불가리아국제유리비엔날레(International Biennale of Glass in Bulgaria 2025, IBG2025)’에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9월 18일부터 11월 30일까지 불가리아국립미술관을 비롯한 주요 전시 공간에서 개최되며, 이은경은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연속으로 이름을 올려 한국인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2017년 출범한 불가리아국제유리비엔날레는 불가리아 대통령 루멘 라데프의 후원 아래 유리 예술의 진화와 확산을 이끌어온 국제 플랫폼이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50개국의 작가들이 참여하며, 불가리아국립미술관을 비롯해 뉴불가리안대학교, 푼타갤러리, 유니아트갤러리, 불가리아건축가협회 등에서 전시, 세미나, 오픈 스튜디오, 라이브 시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특히 세계적 거장 데일 치훌리(Dale Chihuly), 무라노 유리의 대가 루치오 부바코(Lucio Bubacco), 체코 조각의 선구자 바츨라프 치글러(Václav Cigler), 네덜란드 예술가 한 드 클루이베르(Han de Kluijver) 등이 함께 소개되며, 국제 유리 예술계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현대음악을 전공하고 정보통신 석사 과정을 마친 이은경은 일본 토야마에서 우연히 접한 유리라는 재료에 매료되며 작업의 지평을 청각에서 시각으로 넓혔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의정부문화재단,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의 공모 선정과 함께 국내외 유수 기관과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졌다.
그의 작업은 회화, 설치, 조각, 디지털,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이질적인 환경 속에서 감각을 포착해 장면과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주목한다.
이은경은 2021년 비엔날레에서 조각 작품 '풍경 속의 멜로디(Melody in the Landscape)'를 통해 유리의 물성을 탐구했으며, 2023년에는 퓨징, 캐스팅, 콜드워킹 기법을 활용한 '중첩된 시퀀스(Overlapping Sequence)'를 발표했다.
올해는 특별한 주제나 제목을 두지 않은 'Untitled'로 참여한다. 그는 “작업 과정에서 느낀 복합적인 감정을 작품 속에 담았으며, 의미 해석은 관람객에게 맡기고 싶다”고 전했다.
불가리아국제유리비엔날레는 유리라는 재료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세계적 무대다. 이번 전시에서 이은경은 한국 작가로서 독자적 위치를 확인하며, 유리 예술의 세계적 담론 속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새롭게 이어간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일대에서 진행되며, 유리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