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현대미술의 전위적 담론을 실험하는 네오아트센터가 오는 9월 24일 네 가지 시선으로 풀어낸 특별전 '실재와 가상 사이(Between Reality and Virtuality)'를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문상욱, 홍인숙, 손은영, 한희준 작가가 참여해 사진을 기반으로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탐구하며, ‘보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자연과 알고리즘-문상욱
1전시관에 참여하는 문상욱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해체와 번역의 도구로 삼는다. ‘혼돈과 반복(Chaos & Fractal)’이라는 오랜 화두 아래 그는 연줄기의 얽힘이나 잠자리 날개의 구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변환하며, 자연 속에 내재된 우주적 질서를 드러낸다. 이는 혼돈 속 질서를 발견하고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추구하는 그의 예술 세계를 압축한다.
상처에서 피어난 정원- 홍인숙
2전시관의 홍인숙은 아버지를 여읜 개인적 상실에서 출발해 ‘영원의 정원’을 가꿔왔다. 직접 제작한 종이꽃을 인공 정원에 설치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그의 작업은 ‘실재’와 ‘가상’의 이중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자연의 본질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동시에,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억의 집을 짓는 감성의 언어-손은영
3전시관의 손은영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집’의 의미를 성찰한다. 자본에 의해 소비되는 집을 넘어, 개인적 기억과 경험이 쌓이는 장소로서의 집을 탐구한다. 사진 위에 회화적 색채를 덧입히고 허구의 빛을 그려 넣는 그의 작업은 실재 공간 위에 그리움과 가상의 서사를 쌓아 올리는 독창적인 예술적 건축이다.
플라스틱의 기도-한희준
4전시관의 한희준은 인류세의 물질, 플라스틱을 주목한다. 그는 19세기 고전 인화 기법을 활용해 플라스틱이 녹아내리는 순간을 기록하며, 인공과 자연이 뒤섞인 기이하고도 숭고한 풍경을 포착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 고발을 넘어, 파괴된 물질에 구원의 기도를 바치는 작업으로 확장된다.
박인환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기술적 새로움의 과시를 넘어, 동시대 가장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네 작가의 사유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과 세계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이어지며, 개막 행사는 9월 2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네오아트센터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전자도록, VR 서비스, AI 도슨트를 통해 작품 해설을 접할 수 있어 관객의 몰입을 더욱 높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