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독일 쾰른 안트베르펜 거리 52에 위치한 갤러리 크리스티안 레테르트(Galerie Christian Letert)에서 2025년 9월 5일부터 10월 17일까지 나타샤 슈미텐(Natasha Schmitten)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새로운 회화적 시도를 담은 신작들을 공개했으며, 일부는 대형 사이즈로 제작되어 공간 전체를 압도한다.

1차 대비 , 2025-나일론에 잉크, 오일-170 x 130cm (66.9 x 51.2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1차 대비 , 2025-나일론에 잉크, 오일-170 x 130cm (66.9 x 51.2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나타샤 슈미텐은 이전 작업과 마찬가지로 회화 위를 반투명한 나일론 천으로 덮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투명한 천 위에 여러 겹의 이음새를 더해 새로운 구조적 긴장을 형성했다. 이 기법은 작품에 층위를 만들어내며, 단순한 표면을 넘어 깊이 있는 시각적 공간을 연출한다.

리프트 I , 2024-130 x 110cm (51.2 x 43.3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리프트 I , 2024-130 x 110cm (51.2 x 43.3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특히 빛이 화면을 통과하면서 드러나는 회화적 공간은 슈미텐 작업의 핵심이다. 추상적 형태와 부피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현실의 조각’은 관람객에게 작품 너머에 숨겨진 세계를 엿보게 한다. 그녀의 회화는 빛의 투과와 굴절, 천의 물성을 활용해 그림과 설치, 그리고 감각적 경험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나일론에 잉크, 오일-250 x 200cm (98.4 x 78.7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나일론에 잉크, 오일-250 x 200cm (98.4 x 78.7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슈미텐의 작업은 일견 차가운 추상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현실을 향한 섬세한 응시가 숨어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화면 속에서 형태와 색채,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각의 층위를 경험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존재와 부재,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관계를 묻는 예술적 실험이다.

웰트라움, 2025-나일론에 잉크, 오일 80 x 60cm (31.5 x 23.6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웰트라움, 2025-나일론에 잉크, 오일 80 x 60cm (31.5 x 23.6인치)-사진제공 나타샤 슈미텐

쾰른에서 열린 이번 네 번째 개인전을 통해 나타샤 슈미텐은 회화가 여전히 무한한 실험의 장임을 증명한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아트코리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