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가 보여준 세계 전략과 한국 시장의 파급력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세계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 화랑, 가나아트가 Frieze Seoul 2025에서 다시 한번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9월 4일, 김종근 미술평론가와 함께 찾은 가나아트 부스는 관람객들로 붐비며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김 평론가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해설하며 가나아트의 세계 전략과 한국 시장에서의 파급력을 짚었다.
김 평론가는 먼저 독일 유학 후 서울에서 활동했던 노은님 작가를 언급하며,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한국 현대미술사에 남긴 궤적을 되새겼다. 이어 “가장 다이내믹한 선과 회화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를 필체로 풀어낸 작가”로 오수환을 지목했다. 그는 단순히 힘 있는 붓질에 그치지 않고, 화면 전체를 조형적으로 조율해내는 점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광조 작가에 대해서는 “도예의 본질을 회화적 언어와 결합시켜 전통과 현대, 회화와 조형을 넘나드는 주목할 만한 작가”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은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회화적 감각을 구현하는 독창적 시도를 보여준다.
또한 제주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이왈종 작가의 작품도 소개됐다. 김 평론가는 1994년에 제작된 대형 회화 앞에서 “화려한 색채는 덜하지만, 제주 생활의 정서와 돌하르방 같은 토속적 이미지가 담백하게 구현돼 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도 탄탄한 구성과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다시 오수환 작가의 작품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는 담백한 필치와 절제된 색채 속에서 자연의 흔적을 담아내는 방식에 주목했다. 강렬한 붓의 흐름, 물감의 디핑과 콜라주 같은 표현 기법이 더해져 단순함 속에서 깊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Frieze Seoul 2025에서 가나아트가 보여준 작가군은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와 확장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김종근 평론가의 해설처럼, 이들의 작품은 회화와 조형,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보편성을 교차시키며 국제 미술시장에서 K-ART의 위상을 각인시켰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가나아트의 세계 전략이다. 가나아트는 단순히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통용될 수 있는 언어와 미학을 선별해 세계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노원님, 오수환, 윤광조, 이왈종과 같은 작가들은 한국적 토양에 뿌리를 두면서도 국제적 감각을 담보한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전략은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사 안에서 ‘지역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인정받도록 만드는 핵심 동력이자, 가나아트가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