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 현대미술의 역사와 글로벌 아트페어 비전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Kiaf Seoul 2025가 서울 코엑스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공진(共振)’이라는 키워드를 내건 올해 행사는 국내외 20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해 세계 미술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갤러리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산증인이라 불려온 선화랑이다.

SUN GALLERY 김정수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김정수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선화랑,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를 다진 공간
1977년 개관한 선화랑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한국 미술계의 제도와 담론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온 갤러리다.

500여 회 이상의 기획전을 통해 회화·조각·설치·미디어아트 등 전 장르를 아우르며 작가와 관람객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1979년 창간한 계간지 선미술은 52호 동안 53명의 작가를 특집으로 다루며 한국 미술 담론의 토대를 마련했다.
1984년 제정된 선미술상은 22명의 수상 작가를 배출하며 권위 있는 작가 발굴의 장으로 기능했다.

또한 선화랑은 일찍이 국제 미술 교류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샤갈, 부르델, 마리노 마리니, 매그넘 포토스 등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이는 한국 미술시장이 고립되지 않고 세계적 맥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연 선구적 시도였다.

Kiaf 2025에서 드러난 전략적 큐레이션
올해 키아프에서 선화랑이 선택한 전략은 단순한 작품 나열이 아닌 역사성과 동시대성을 함께 보여주는 큐레이션이었다.

원로 작가 곽훈, 우병윤, 이길우의 작품은 한국 현대 추상과 회화의 뿌리를 확인하게 했다.

SUN GALLERY -우병윤 충첩-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우병윤 충첩-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길우-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길우-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중견·젊은 작가 강유진, 송지연, 이영지, 이정지, 채은미의 실험적 작업은 세대 교체와 확장의 가능성을 담았다.

SUN GALLERY 강유진-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강유진-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송지연-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송지연-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영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영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정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이정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채은미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채은미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국제 작가 Thomas Cameron, Hero Swallowing Sky를 함께 선보여 글로벌 아트페어에 걸맞은 국제적 시각을 접목했다.

SUN GALLERY Hero Swallowing Sky-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Hero Swallowing Sky-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Thomas Cameron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SUN GALLERY Thomas Cameron -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이 같은 구도는 한국 현대미술의 전통과 새로운 흐름을 동시에 제시하며, ‘공진(共振)’이라는 키아프의 기조와도 맞닿는다. 다시 말해, 선화랑의 부스는 세대와 장르, 국적을 아우르며 서로 울림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무대였다.

아트페어 전략 – ‘한국적 뿌리’와 ‘글로벌 소통’의 병행
선화랑은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한 신뢰와 작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트페어 현장에서 두 가지 전략을 병행해왔다.

한국적 뿌리 강조 – 단색화, 추상,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전시하여, 국제 무대에서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글로벌 소통 확장 – 해외 작가와의 협업, 국제적 감각을 담은 작품들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세계 시장의 수요와 트렌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전략은 선화랑이 단순히 상업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미술시장의 좌표를 세계 속에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보여준다.

선화랑의 의미와 전망
Kiaf Seoul 2025에서 선화랑은 다시 한 번 한국 미술계의 중심 축임을 입증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적 토대를 소개하는 동시에,
동시대적 실험과 국제적 확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갤러리의 정체성과 비전을 아트페어라는 무대에서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앞으로도 선화랑은 단순히 작품 거래를 넘어, 한국 미술 담론을 제시하고 국제적 가교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대 예술을 조명하고 문화적 가치를 확장한다”는 갤러리의 선언은 Kiaf Seoul 2025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한국 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드러내는 전략적 장치로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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