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이배·김택상·키시오 스가·이소연 등 동아시아 동시대 미술 집중 조명
2025년 9월 11일 ~ 9월 14일, 요코하마 파시피코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조현화랑이 오는 9월 11일 VIP 프리뷰와 베르니사쥬를 시작으로 9월 14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 2025(Tokyo Gendai 2025)에 참가한다. 이번 참여는 메인 섹터 Galleries와 특별 섹터 SATO를 동시에 아우르는 대규모 부스로 진행되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핵심 작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박서보, 생전 마지막 시리즈로 기리는 예술적 유산
메인 부스에서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후기 연필묘법이 소개된다. ‘묘법(Ecriture)’은 물감이 마르기 전 연필로 선을 긋고 다시 덮는 반복적 행위로 시간의 개입을 형상화하는 회화적 탐구이다. 박서보의 마지막 개인전을 개최했던 조현화랑은 이번 도쿄 겐다이에서 다시 이 시리즈를 선보이며 작가의 예술적 유산을 기린다.
숯의 근원적 에너지, 이배의 Brushstroke와 조각
이배는 숯을 매개로 삶과 죽음, 순환과 재생을 탐구해왔다. 이번 도쿄 겐다이에서는 Brushstroke 드로잉과 이를 응축한 브론즈 조각이 소개된다. 숯의 근원적 에너지를 선적 움직임과 조각적 질량으로 전환한 그의 작업은 자연의 힘을 예술적 언어로 변환하며, 한국 추상이 지닌 독자적 확장을 보여준다.
김택상, 물과 색의 흐름으로 빚어낸 치유의 화면
김택상은 물을 통한 안료의 흐름과 겹침, 침전을 탐구하며 화면을 치유적 공간으로 확장해왔다. Flows와 Resonance 시리즈는 물을 붓고 건조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은은한 색의 떨림과 빛의 진동을 담아낸다. 그의 회화는 자연이 스스로 그려낸 듯한 깊이와 울림을 지니며, 동양적 사유와 현대 추상의 감각을 동시에 구현한다.
모노하와의 대화, 키시오 스가
일본 모노하의 주요 작가 키시오 스가는 설치적 회화 Dual Scene of Made Causes를 통해 사물과 사물, 공간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물체의 만남과 배치에서 드러나는 긴장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조형 언어를 제시한다.
심리적 자화상, 이소연의 Black Rabbit Mask
이소연은 자화상을 기반으로 친밀함과 낯섦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Black Rabbit Mask는 친밀하면서도 불안한 긴장을 자아내는 자화상으로, 억압·향수·두려움 같은 복합적 정서를 환기시키며 관람자를 심리적 공간으로 이끈다.
SATO 섹터, 김택상의 솔로 프레젠테이션
특별 섹터 SATO에서는 김택상의 Flows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솔로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진다. 반복적 행위와 시간의 흔적이 중첩된 화면은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회화’를 보여주며, 감각적 호흡과 공간적 울림을 창출한다.
CONNECT 프로젝트, 동시대 교류의 장
도쿄 겐다이와 연계된 협업 프로젝트 CONNECT도 같은 기간 시나가와 테라다 아트 컴플렉스에서 열린다. ‘Crossroads of Contemporary Art’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에서 조현화랑은 이배, 김홍주, 김택상의 대표작을 한 점씩 출품해 국제적 교류의 장을 넓힌다.
한국·일본을 잇는 동시대 미술의 현장
조현화랑의 도쿄 겐다이 2025 참여는 단순히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한국 단색화·모노하·현대 추상·심리적 자화상 등 동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기회다. VIP 프리뷰(9월 11일 14:0017:00), 베르니사쥬(17:0020:00)를 시작으로 9월 12일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개방되는 이번 전시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