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국제적 협력으로 기획한 특별전 '봄의 선언'을 9월 4일부터 2026년 2월까지 복합전시1관과 미디어큐브 일원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라는 지역적 맥락을 기반으로, 아시아 민주·평화 정신을 세계적 담론으로 확장시키려는 의지를 담았다. ACC는 홍콩 M+, 독일 ZKM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와 협력해 1년 가까이 준비해온 초대형 프로젝트로, 기후 위기와 생태 전환, 민주적 공존을 예술적 언어로 모색한다.

[MoS] Poster
[MoS] Poster

'봄의 선언'은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와 ‘봄의 징표들’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기후 위기, 불평등,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유착을 통해 남겨진 흔적을 성찰하고, 두 번째는 이끼바위쿠르르의 작업 ‘마당’을 중심으로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공존 가능성을 탐구한다. 전시는 “예술은 어떻게 새로운 봄을 선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위기의 시대를 넘어서는 희망의 지점을 모색한다.

알렉산드라데이지 긴즈버그 ©작가제공
알렉산드라데이지 긴즈버그 ©작가제공

총 16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27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이 중 16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신작이다. 지역 기반의 젊은 작가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을 대표한 국제적 작가까지 아우르는 구성 또한 특징적이다. 더불어 M+와 ZKM이 보유한 주요 소장품도 함께 전시돼, 세계적 기관의 컬렉션과 신작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코니 정 Connie Zheng_Revolutionary Planting Calendar_©작가제공
코니 정 Connie Zheng_Revolutionary Planting Calendar_©작가제공

광주의 역사적 맥락을 반영한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1995Hz는 무등산의 생태와 전통음악을 결합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박경근은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 금남로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 김순기는 무등산과 독일 카를스루에를 무대로 시를 낭송하며 광주와 세계의 연대를 구축한다.

코니정 Connie Zheng_Strawberry Fields Forever_©작가제공
코니정 Connie Zheng_Strawberry Fields Forever_©작가제공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으로 확장된다. 개막 퍼포먼스(9월), CATPC 영상 상영(10월), 전통예술 워크숍(11월), 최찬숙의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12월), 서동진과 호 루이 안의 대담(1월) 등이 예정되어 있으며, 관람객의 직접 참여와 교감을 통해 생태적·민주적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테리토리얼 에이전시_ Museum of Oil_© ZKM  Karlsruhe, 사진 하랄트 펠클
테리토리얼 에이전시_ Museum of Oil_© ZKM  Karlsruhe, 사진 하랄트 펠클

김상욱 전당장은 “'봄의 선언'은 예술이 국제적 협력을 통해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에 대응하는 목소리를 담아낸 기념비적 전시”라며, “기술과 생태,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담대한 선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 이어지며, 광주 ACC에서 세계적 담론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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