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구조와 진동하는 사건들, 새로운 감각의 흐름

[아트코리아방송 = 황성욱 기자]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4길에 위치한 더레퍼런스는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김한솔 개인전'교차점: Turmoil Tub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참조점', 2024년 '발화점'에 이어 ‘교차점’이라는 주제로 확장되는 세 번째 기획으로, 아티스트 북을 기반으로 한 리서치와 실험의 지형을 이어간다.

김한솔 개인전 '교차점: Turmoil Tube' 전시포스터
김한솔 개인전 '교차점: Turmoil Tube' 전시포스터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한솔은 일상적인 소재인 ‘옷’을 통해 시대성과 신체, 생존 전략, 그리고 시간의 층위를 탐색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튜브(Tube)’라는 구조물에 주목한다. 빨대와 담배 필터, 전구의 열선, 자동차 실린더, 정원용 호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튜브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흐름을 상징하는 기호로 작동한다.

'Turmoil Tube'는 서로 엇갈리고 뒤엉킨 사건들의 긴장, 마치 어긋난 배관처럼 맞닿은 구조적 상황을 형상화한다. 작가는 튜브를 절단하고 재조립하며 그 속에 잠재된 서사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유행과 소비, 생산과 무용, 변신과 고착 사이에서 발생하는 동시대의 복합적인 리듬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전시 풍경
전시 풍경

김한솔에게 옷은 단순히 입는 물건이 아니라 일상의 알레고리이자 사회적 수사학이다. 그는 패션의 언어를 해체하고 미술의 문법으로 치환하면서, 미학과 사회학,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든다. 조각과 설치로 구현된 그의 작업은 패션처럼 유동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신체와 공간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튜브의 형상과 조형적 실험을 경험하게 된다. 전구 속 열선을 표면으로 끌어올린 설치, 투명한 껍질과 곡선이 반복되며 만들어내는 리듬은 익숙한 오브제를 낯선 감각으로 전환시킨다. 김한솔은 이를 통해 ‘유행’이라는 허상 뒤에 감춰진 가치 체계를 되묻고, 소비와 패션, 그리고 예술을 가로지르는 삶의 조건을 재사유하게 한다.

Electric jacket divider_(2025)
Electric jacket divider_(2025)
Grafting trap_(2025)
Grafting trap_(2025)

 

Ahead of the season, the exhaust branch_(2025)
Ahead of the season, the exhaust branch_(2025)

'교차점: Turmoil Tube'는 이름 그대로 하나의 교차점이자,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한다. 관객은 관통하는 관(tube) 속 흐름을 따라가며 뒤엉킨 서사와 새로운 감각적 질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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