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지유영 기자] 한국의 전통 종이 한지가 세계 최대 디자인 박람회 무대에 오른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은 오는 9월 4일부터 8일까지 파리 메종&오브제(Maison&Objet)에서 '한지, 순환의 표상'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포스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시포스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닥나무 껍질을 주원료로 전통방식으로 제작되는 한지는 통기성과 습도 조절 기능이 탁월해 ‘살아 숨 쉬는 종이’라 불려왔다. 섬유질이 주는 독특한 질감과 매끄러운 결은 예로부터 시·서·화의 주요 재료로 쓰였고, 오늘날에는 현대 조형예술과 건축, 공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지속 가능성과 예술적 가능성을 조명한다.

전시 종료 직후인 9월 9일에는 주프랑스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세미나 '일상의 유산, 한지'가 열린다. 총 네 명의 연사가 참여해 전통과 현대, 그리고 한지의 미래를 논의한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유물관리팀 이선형 팀장과 국민대학교 김미정 교수는 전통 제작 과정과 유물 복원 사례를 발표한다. 김 교수는 영국 대영박물관 히라야마 스튜디오 보존전문가로 활동하며 140년간 보관된 조선 회화를 복원한 경험을 공유한다.

참우리건설 김원천 소장은 ‘생활공간 속 함께하는 한지’를 주제로, 한옥에서 현대 건축까지 이어지는 한지의 일상적 역할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사진가 장-샤를 구트네(Jean Charles Gutner)는 자신의 작품을 전통한지에 프린트한 사례를 중심으로, 예술적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공진원 장동광 원장은 “한지는 글과 그림의 바탕을 넘어 생활의 다양한 용품을 만들어 온 한국의 전통 재료이자 생활 속 유산”이라며, “2026년 한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이번 행사가 한지의 우수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세계와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의 유산이 단순한 보존을 넘어, 현대적 감각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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