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멕시코 출신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페르난도 라포세(Fernando Laposse, b.1988)의 한국 첫 개인전 'The first Gold is Green'이 8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더페이지 서관(The Page WEST)에서 열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8월 28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라포세는 멕시코의 역사·전통·생태적 맥락에 뿌리 둔 ‘토착 디자인(endemic design)’ 방법론을 실천하며, 오늘날의 환경 위기에 대한 지속 가능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온 인물이다. 그는 옥수수 껍질, 아보카도 껍질과 씨, 용설란 섬유, 수세미 등 농업 부산물을 가구 제작에 적합한 소재로 전환하여, 지역 공동체와 협력 속에서 새로운 재료와 형태를 창출해왔다.

멕시코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 한국 첫 개인전 'The first Gold is Green'-사진제공 The Page WEST
멕시코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 한국 첫 개인전 'The first Gold is Green'-사진제공 The Page WEST

 

이번 전시에서 라포세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Nothing Gold Can Stay'의 첫 구절 “자연의 첫 초록은 금빛이다(Nature’s first green is gold)”를 재해석한다. 시가 겨울을 이겨낸 새싹의 연약함과 소중함을 노래하듯, 그는 소비와 무역 시스템 속에서 취약해진 자연의 위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멕시코 농촌 지역은 글로벌 무역과 단기적 경제 논리에 따라 심각한 생태 위기를 겪고 있다. 라포세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0여 년간 대체 재료 연구와 공동체 기반의 창작 과정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옥수수 껍질로 만든 ‘토토목스틀(Totomoxtle)’ 캐비닛과 테이블, 아보카도 껍질과 씨앗으로 제작한 캐비닛, 수세미로 구현한 조명 시리즈, 용설란 섬유를 엮어 만든 거대한 램프 등이 출품된다. 이들 작품은 디자인이 단순한 조형을 넘어, 생태적 혁신과 문화적 보존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The first Gold is Green'은 자연 재료에 서사를 입히는 라포세의 예술 세계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그의 작업은 생태 위기를 살아가는 동시대 사회에 디자인이 어떻게 대안을 제시하고 공동체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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