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이들의 시선이 오늘을 향한다'
[아트코리아방송 = 이다영 기자]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사진작가 권학봉이 독립운동의 역사적 기억을 오늘날의 풍경 위에 겹쳐놓는 사진전 '독립운동: 겹쳐진 시선'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7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 아트갤러리 그림(1층)에서 개최되며, ‘기억’이라는 주제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학봉 작가는 서울과 천안을 비롯한 독립운동 사적지에서 촬영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화학당 교복을 입은 인물을 등장시킨다. 이는 유관순 열사를 상징하는 동시에,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시각적 메타포로 작동한다. 작가는 하나의 상징을 통해 특정 인물의 초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집합적이고 무명의 존재들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익명의 얼굴 없는 존재들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적 주체라는 시선을 담고 있다.
특히 작가는 '현재'라는 시간성과 독립운동의 '현장'이었던 공간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역사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사진 속 인물은 관객을 등지고 서 있거나 시선을 멀리 둔 채 존재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또렷이 던진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거나 사건을 복원하려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기억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묻는 실천적 탐색이다. 과거의 이미지를 오늘의 시공간 속에 겹쳐놓는 방식은, 시청각적 재현을 넘어서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사진은 기록이자 질문이고, 재현이자 저항이다. 권학봉의 작업은 그 경계의 긴장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역사와 예술 사이의 접점을 사진이라는 언어로 재구성한다.
전시는 무료로 개방되며, 전시장 내에는 각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QR코드를 통해 작가의 해설 영상 및 웹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한다. 관람자는 이를 통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그 이면의 의도와 역사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권학봉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사진들은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기 위한 것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관객 스스로의 기억과 시선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전시 개요
전시명: '독립운동: 겹쳐진 시선'
작가: 권학봉
기간: 2025년 8월 7일(목) – 8월 31일(일)
장소: 강동아트센터 아트갤러리 그림 (1층)
운영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일요일 및 공휴일
관람료: 무료
주최/주관: 강동아트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