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아트코리아방송 평론가 토크쇼 / 관훈갤러리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8월 20일 오전 11시,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제7회 아트코리아방송 평론가 토크쇼가 열렸다. 이번 토크쇼의 주제는 “한국미술, 시대를 진단하고 미래를 묻다”로, 한국 미술계의 대표 평론가 고충환이 초청되어 시대 담론을 이끌었으며 사회는 아트코리아방송의 이승근 관장이 맡았다.

이승근 아트코리아방송 미술관장-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이승근 아트코리아방송 미술관장-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고충환 평론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고충환 평론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한국미술의 현단계- ‘형식 이후’의 시대
고충환 평론가는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형식 이후의 시대”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 모더니즘의 패러다임이 형식적 환원주의에 집중했다면, 오늘날 한국미술은 기술적 완결성보다 ‘태도와 개념’이 더 중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과 제도 속에서 여전히 형식의 반복과 자기 복제가 나타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구 담론이 형식 논리에 치중했다면, 한국은 형상성과 현실참여를 통해 고유한 담론을 전개해왔다”며, 오늘날의 미술을 “편집, 해체, 융합이 교차하는 다원적 시대”로 진단했다.

아트코리아방송 제7회 평론가 토크쇼-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제7회 평론가 토크쇼-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젊은 예술가와 비판적 사유의 부재
“현대미술은 자기 시대를 의심하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고 평론가는 현재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비판적 감각보다는 시장과 유행에 순응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판적 사유가 부재한 것은 단순히 작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비평 현장이 약화되고 시장 중심의 구조가 강화된 탓”이라며, “작가들이 새로운 언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대를 갱신하는 비판적 통과의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시장과 담론의 간극
한국미술은 국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지만, 국제 담론의 중심에 서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 평론가는 “시장 진입과 담론 진입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경쟁력 있는 작품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역적인 것이 곧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전통성과 정서가 현대적 담론 안에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근 아트코리아방송 미술관장-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이승근 아트코리아방송 미술관장-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고충환 평론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고충환 평론가-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예술단체와 제도의 재정립
예술단체에 대해서는 “과거 신인 발굴과 아방가르드적 실험을 이끌던 동력이 약화됐다”며 “오늘날의 예술단체는 자기 고착을 벗어나 창조성과 급진성을 스스로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1960년대 아방가르드, 1980년대 현실참여미술처럼 예술단체가 시대정신을 견인했던 사례를 기억하며, 이제는 새로운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계망의 미학과 한국미술의 미래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미술의 패러다임을 ‘관계망의 미학’으로 설명했다. 개별 작가의 창작을 넘어, 네트워크·커뮤니티·협업이라는 관계 구조가 예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적 정신에 대해서는 “박수근, 이중섭 이후의 담론적 정수는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못했다”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미술의 고유한 정신을 연구하고 담론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적 미학의 뿌리로 선비정신, 수행성, 풍류의 미학을 언급하며, “이러한 유산이 현대미술의 관계망 속에서 재해석될 때 비로소 한국미술이 국제 담론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작업-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AI  작업-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AI로 작업한 시작장면-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AI로 작업한 시작장면-사진촬영 김한정 기자

마무리
이번 토크쇼는 한국미술의 현단계를 성찰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고충환 평론가는 한국미술이 나아갈 길로 태도와 개념 중심의 예술, 비판적 사유의 회복, 콘텐츠 경쟁력 강화, 예술단체의 창조성 재정립, 관계망 미학 속 한국적 정신의 담론화를 제시했다.

아트코리아방송 이승근 관장은 이번 토크쇼를 통해 한국미술이 직면한 숙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며, 새로운 시대적 비전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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