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삼청동 청와대 옆, 동시대 미술의 변화와 함께 걸어온 공근혜갤러리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2025년 9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전 2부 ‘시선의 확장(Broadening of Vision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5년 사진 전문 갤러리로 출발한 공근혜갤러리가 2010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며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영역을 넓혀온 여정을 되짚는 기획이다.

포스터-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포스터-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사진에서 출발해, 동시대 시각예술로
전시는 공근혜갤러리와 오랜 시간 함께하며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젠박(Jen Pak), 첸 루오빙(Chen Ruo Bing), 곽인탄(Kwak Intan) 세 작가를 초대했다. 세대와 국적, 매체가 다른 이들의 작업을 통해 오늘날 시각예술이 감각과 매체, 세대와 지역의 경계를 어떻게 유연하게 넘나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첸 루오빙-동양의 명상성과 서양 미니멀리즘의 융합
1970년 중국에서 태어나 독일 유학 이후 뒤셀도르프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첸 루오빙은 동양의 도가 철학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을 융합한 색면 추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절제된 색감과 구도 속에서 시간성과 명상성을 담아내며, ‘본다’는 행위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최근 티파니와의 아트 콜라보를 통해 스위스, 홍콩, 중국 매장에 작품이 전시·소장되었고,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공근혜갤러리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첸 루오빙, 캔버스 위에 아크릴, 31x31cm, 2025_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첸 루오빙, 캔버스 위에 아크릴, 31x31cm, 2025_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젠박-레고에서 출발한 색채와 공간의 상상력
한국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젠박은 레고를 모티브로 한 회화와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2023년 포르쉐 코리아와의 협업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으며, 2024년에는 박서보재단에 작품이 소장되며 한국 화단에서도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의 외부 풍경이 아닌, 내부 공간을 상상해 구현한 2025년 신작을 최초 공개한다.

젠박, 포르쉐 아트 콜라보 설치 전경,-IFC mall, 2023-2024_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젠박, 포르쉐 아트 콜라보 설치 전경,-IFC mall, 2023-2024_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젠박_Where stories gather_acrylic on linen_200x162cm_2025-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젠박_Where stories gather_acrylic on linen_200x162cm_2025-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곽인탄-MZ세대 조각가가 여는 조형 언어의 새 지평
MZ세대를 대표하는 조각가 곽인탄은 회화, 드로잉, 조각설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 작업을 지속해왔다. 유년기의 기억과 자의식, 재료의 물성에 대한 탐구를 유희적이면서도 예리하게 풀어내며, 조형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작업은 이미 북서울시립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등 주요 기관 전시를 통해 공인받았다.

곽인탄_푸른 살, 2024, 레진, 석고, 수성 퍼티, 철, 스텐, 각종 잔여물, 67×25×15 cm-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곽인탄_푸른 살, 2024, 레진, 석고, 수성 퍼티, 철, 스텐, 각종 잔여물, 67×25×15 cm-사진제공 공근혜 갤러리

20년을 넘어, 다음 20년을 향해

‘시선의 확장’은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공근혜갤러리가 지난 20년간 축적해온 매체적 실험과 동시대 미술 담론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전시다. 사진에서 출발해 다양한 매체를 품어온 궤적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온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공근혜갤러리가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20년을 향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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