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2025년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 제8회 ‘꿈을 두드리는 미교전(美敎展)’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그리고 현직 미술교사들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형식으로 펼쳐졌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유로운 창작 세계와 교사 작가들의 완숙한 미학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교육과 예술의 상호작용이 지닌 깊은 의미를 체감하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받은 교사 작가 중 한 명은 미국 오이코스 대학 교수이자 서양화가인 박선녀 작가다. 그는 이번 미교전에 교사 자격으로 작품을 출품하며, 교육자이자 창작자로서의 존재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해바라기에서 ‘빛’으로-예술적 항해의 궤적
박선녀 작가의 예술 세계는 2022년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열린 박사 청구전 ‘태양을 향한 항해, 일자(The One)의 빛’에서 선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그는 해바라기 형상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삶의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담아냈고, 연구 과정을 거치며 그 형상은 점차 추상화되어 ‘원(圓)’의 도상과 ‘빛’이라는 주제로 확장되었다.
직설적인 해바라기에서 출발해 화면 전체를 아우르는 커다란 원형의 구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의 작품은 기하학적 추상과 서정적 색채가 결합하는 양상을 띠었다. 화면의 두터운 마티에르는 ‘빛’이라는 단일하고 충일한 주제를 감각적으로 구현하며, 물질과 정신, 현실과 이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사제동행’ 속의 교사 작가 -교육과 예술의 교차점
미교전의 특징은 학생과 교사가 나란히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전시 형식을 넘어,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예술적 비전을 나누는 장으로 기능한다. 박선녀 작가의 출품작은 바로 이 지점에서 특별한 울림을 준다. 그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창작의 즐거움과 예술가로서의 태도를 전하며, 동시에 자신의 작품 속에서 그 철학을 실천한다.
빛과 희망의 메시지
박선녀의 작업에서 ‘빛’은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 인간과 우주, 사물과 감정 모두를 포괄하는 상징이다. 삼족오의 태양신에서부터 모네의 빛 연구, 현대 과학의 시각에 이르기까지 ‘빛’은 끊임없는 탐구와 해석을 요구한다. 그의 화면 속 원형 구조와 색채, 질감은 이 ‘빛’의 속성을 시각화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희망과 치유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작가 약력과 활동
박선녀 작가는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서양화 전공 후 미술학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후 미술학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미국 오이코스 대학교 예술 대학원 교수, 미국 오이코스 예술대학교 동서 문화예술연구소 소장, 한국미술협회 조형예술연구위원회 부위원장, 미교전 부회장 및 한국신맥회 서양화분과 이사로 활동 중이며, 국내외 개인전 25회, 초대·단체전 300여 회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국회의장상, 대한민국 현대여성미술대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자와 예술가의 이중주
박선녀 작가의 미교전 출품은 단순한 작품 발표가 아니라, 교육자와 예술가로서의 길이 어떻게 서로를 비추고 보완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이었다. 그의 작품 속 ‘빛’은 학생들에게는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가, 관람객에게는 치유와 성찰의 상징이 된다.
제8회 미교전은 이렇게 스승과 제자가 함께 만들어낸 창작의 장이자, 서로의 가능성을 비추는 ‘빛의 무대’였다. 그 중심에서 박선녀 작가의 작업은 교육과 예술이 어떻게 하나의 항해가 될 수 있는지를 웅변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