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우브지흐 2025년 9월 5일~11월 2일
[아트코리아방송 = 김한정 기자]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폴란드 바우브지흐(Wałbrzych)의 Wałbrzyska Galeria Sztuki BWA에서 한국과 폴란드의 역사적 전환점을 기념하는 국제아트페스티벌 ‘마인드붐 2025: 우리는 여전히 자유를 연습한다(MINDBOOM 2025: To the Freedom, We Dance)’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특별시와 폴란드 하부실레시아주, Pismo Artystyczne Format의 후원으로, 사단법인 글로벌평화예술문화재단(PACF), FOTO-GEN Gallery OKiS, WGS BWA가 공동 주최한다.
올해는 한국의 광복 80주년과 폴란드의 승전 105주년이 겹치는 해로, 두 나라의 독립과 자유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신일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익숙한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사유의 리듬에 몸을 던지는 실천”으로 규정하며, 자유를 보다 넓은 차원에서 탐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개국 14팀이 만든 ‘자유의 몸짓’
참여 작가는 한국의 김신일, 김정한, 나현, 남다현, 정가희, 정은영을 비롯해 중국의 란 중쉔, 모젤, 쉬 춘-쉬, 벨라루스 출신 알라 사바셰비치,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르 체크메네프, 일본의 엔도 마이 X 모모세 아야, 태국의 위나이 디타존, 폴란드의 유제프 로바코브스키, 이고르 부이치크 등 총 14인(팀)이다.
전시는 저항의 몸짓, 현존의 몸짓, 놀이의 몸짓, 해체의 몸짓, 성찰의 몸짓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각 섹션은 작가들이 ‘자유’를 해석한 독창적인 시각과 매체를 보여주며, 관람객에게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잊힌 역사’와 ‘가치의 재전복’을 향한 시선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참여 작가 정은영은 해방기 여성국극의 기록을 재조명해 온 작업을 확장, ‘유예극장’과 ‘웨딩’을 통해 역사적 서술 방식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진다.
남다현은 ‘환전소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적 거래 행위를 복제하며 자본과 가치의 전복 가능성을 실험한다.
정가희는 일제강점기와 분단을 경험한 자신의 할머니 뇌파를 도자기로 시각화한 ‘할머니/가보’를 선보이며, 개인의 기억을 물질적 유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폴란드·동유럽 작가들의 날카로운 담론
벨라루스 출신의 알라 사바셰비치는 섬유 재료로 기념비의 영속성과 무게에 도전하며, 집단 기억과 비판적 대화를 시도한다.
폴란드의 원로 예술가 유제프 로바코브스키는 신체를 전류의 매개로 삼은 퍼포먼스 영상 ‘나는 전기다(I am Electric)’로 신체·기술·관객의 급진적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이고르 부이치크는 ‘직관적 사변’과 ‘현상학적 예술’ 개념을 창안한 작가로, 물질과 이미지의 긴장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자유는 ‘완성’이 아닌 ‘연습’
김해다 글로벌평화예술문화재단 대표는 “정치적·물리적 해방 이후에도 문화적 관습과 인식 구조 속에 보이지 않는 경계가 존재한다”며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예술적 방법으로 그 경계에 도전하는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강제욱 전시감독은 “자유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이며, 춤처럼 용기와 집중,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인드붐 2025’는 예술과 명상, 역사적 성찰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관람객에게 ‘자유’라는 추상적 개념을 몸과 감각으로 경험하게 하는 장이 될 것이다.

